"내가 뭐에 씌였다! 선수들 고생시켜 미안하다".
이강철 KT위즈 감독이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전날(28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소형준을 교체 타이밍이 늦었고, 결과적으로 역전패로 이어진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평소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 감독에게는 잊고 싶은 하루였다.
소형준은 선발등판해 6회까지 1실점으로 막는 괘투를 했다. 5-1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라모스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 김현수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보근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3점을 내주었고, 8회 동점, 연장 11회 역전패로 이어졌다.

29일 KIA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강철 감독은 "내가 뭐에 씌었다. 왜 일찍 바꾸지 않았는지. 형준이가 나흘간격 등판에 6이닝을 던졌다. 예전같으면 바꿔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6회를 마치고) 82구를 던졌고, 워낙 소형준이 쉽게 상대타자들을 상대하더라. 한 두 타자 정도는 더 상대해도 되겠다 싶었다. 너무 잘 던져서 내가 잠시 헤갈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뒤에 불펜투수들도 모두 나갈 수 있었고, 그때 바꿨으면 쉽게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나 때문에 우리 선수들만 고생했다. 너무 미안하고 사과하고 싶다.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었다. 이번주 월요일 경기에 연장전까지 하느라 선수들이 힘들다. 내가 더 힘들게했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