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일리 격파' 맹렬한 한화 뒷심, 고춧가루 부대 각인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8.30 00: 05

한화의 맹렬했던 뒷심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댄 스트레일리(롯데)도 등골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던 화력이었다. 쉽게 지지 않는 고춧가루 부대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한화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9로 패했다. 하지만 한화는 이날 리그 최강 투수 스트레일리를 무너뜨리고 뒷심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의 문턱까지 도달했다.
이날 한화 선발 김이환은 초반 롯데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2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조기 강판 됐다. 뒤이어 올라온 안영명도 4회 이대호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0-8까지 끌려갔다. 이미 패색이 짙었다.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무사 1,3루에서 한화 노시환이 스리런포를 날리고 최원호 감독대행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한화 타선 역시 4회까지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볼넷 1개만 얻어냈을 뿐 좀처럼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5회초 선두타자 노시환의 홈런포가 잠들었던 한화의 DNA를 깨웠다. 노시환은 스트레일리의 118km 커브를 통타해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추격의 시발점이었다. 스트레일리도 난공불락이 아니라는 것을 팀원들을 향해 알렸다.
그리고 6회초, 대추격전의 서막이 올랐다. 이용규의 좌전안타, 하주석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4번 타자 브랜든 반즈는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정확한 컨택으로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면서 2-8까지 추격했다. 이후 노시환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베테랑 이성열이 스트레일리의 초구 135km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를 통타,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5-8까지 따라붙었다. 한화의 기세를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한화 타선은 스트레일리에게 올 시즌 3번째 5실점 이상 경기를 안겼다. 11개의 삼진을 뺏겼지만 상대 에이스를 공략해 대패의 흐름에서 추격의 흐름으로 만든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 
뒷심은 이어졌다. 이번엔 롯데의 필승조 라인을 공략했다. 7회초 선두타자 최재훈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노태형과 이용규는 모두 삼진을 당해 2사 1루가 됐다. 그러나 정진호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롯데 박진형을 상대로 우측 담장 직격 3루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롯데의 중계플레이 실책이 겹치며 정진호까지 홈을 밟아 7-8, 1점 차까지 바짝 쫓았다. 이제는 한화의 뒤집기가 가능해졌다.
1점 차 상황에서 나선 첫 타자 하주석은 센스를 발휘했다. 기습번트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출루했다. 이후 반즈의 좌전 안타 때는 상대 수비진이 3루 커버를 들어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빈틈을 노려 3루까지 안착했다. 순식간에 2사 1,3루 기회를 만들며 역전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화는 이어진 2사 만루를 살리지 못하며 더 이상 추격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중후반의 3이닝은 한화의 달리진 DNA를 확인할 수 있던 장면들이었다. 앞선 10경기에서 5승5패로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전날(28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4-0으로 초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폭우에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일단 한화는 패했지만 리그 최고 선발 투수를 무너뜨리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5강 경쟁을 펼치는 팀들을 향해 더 이상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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