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마무리 무너뜨린' 삼성, 5강 희망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8.30 11: 02

시계를 되돌려보자. 삼성은 지난달 8일 고척 키움전에서 6-7 역전패를 당했다. 5회까지 6-0으로 크게 앞섰으나 6회 3점, 7회 4점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벤치의 느슨한 경기 운용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위 말하는 1패 이상의 충격이 담긴 경기였다. 삼성은 이후 4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하향 곡선을 그렸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마다 이날 패배가 더욱더 아쉽게 느껴졌다.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지 않았다면 팀이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52일 만에 고척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삼성은 5-4 재역전승을 장식했다. 올 시즌 손꼽히는 명승부였다. 7회까지 1-4로 끌려갔으나 8회와 9회 투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를 마치고 삼성 선수들이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제 몇 안남은 왕조 시절의 주역들이 재역전승의 중심에 섰다. 삼성은 1-4로 뒤진 8회 1사 후 구자욱과 다니엘 팔카의 연속 안타로 1,3루 득점 기회를 마련했고 이원석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려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3-4, 1점차 턱밑까지 추격한 삼성은 8회 상무 출신 심창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심창민은 이정후, 에디슨 러셀, 허정협 등 키움의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2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1사 2루에서 삼성 박해민이 김상수의 역전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고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키움은 삼성의 추격 의지를 잠재우기 위해 특급 소방수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삼성의 거침없는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삼성은 9회초 선두 타자 김지찬의 우전 안타, 박계범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뒀다. 박해민의 우익수 오른쪽 2루타 때 2루 주자 김지찬이 홈을 밟았다. 4-4 승부는 원점. 
곧이어 김상수가 조상우와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를 가볍게 밀어쳤다. 2루 주자 박해민은 재치 넘치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선보이며 홈을 파고 들었다. 박해민이기에 가능한 명장면이었다.  
5-4 재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9회말 오승환을 내세웠다. 오승환은 전병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김웅빈과 대타 김혜성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삼성은 키움을 5-4로 꺾고 26일 대구 LG전 이후 연패를 끊었다. 
허삼영 감독은 "키움전 5연패를 끊은 게 큰 수확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8,9회에 집중력을 보여줬는데 앞으로도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창민은 복귀 첫 등판이라 편한 상황에서 올리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승리까지 수확했다. 경기 막판에 투타 주루가 잘 맞물려 돌아간 경기였다"고 호평했다.
박해민은 "하위타선에서 찬스를 만들어 더욱 집중했다. 상대 투수가 직구가 좋은 투수여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했다"고 말했다. 또 "팀 순위가 8위에 머물러있지만 남은 시즌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 팀도 오늘을 계기로 분위기가 올라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8일 역전패의 악몽을 지우고 짜릿한 재역전승을 연출한 삼성. 아직 5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제대로 증명했다. /what@osen.co.kr
2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삼성 심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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