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은 천적이었다.
KT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호랑이 천적을 재확인했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7피안타 3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8-5 승리를 이끌며 팀의 2연패를 끊었다. 자신도 시즌 12승을 수확했다.
전날까지 KIA를 상대로 3경기 3승, ERA 1.66의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다. 어려움이 있었다. 무더위 땡볕 속 더블헤더 1차전이라는 등판 환경이 쉽지 않았다. 위기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6이닝을 소화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승리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기어코 KIA를 상대로 4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1회 1사2루, 2회 1사1,2루 위기를 막았다. 타선은 3회까지 6점을 지원했다. 그러나 3회 2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만루위기에 몰렸다. 나지완에게 2타점 중전안타를 맞았다. 희생플라이에 이어 박찬호에게도 중전안타를 내주고 순식간에 4실점했다. 얼굴은 땀 범벅이었다.
4회도 흔들렸으나 운이 따랐다. 선두타자 황윤호에게 안타를 맞고 1사후 터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위기에서 최형우의 잘맞은 타구가 데스파이네의 왼발에 튕기며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가 병살로 이어졌다. 만일 뒤로 빠졌다면 추가실점이 예상되는 타구였다.
데스파이네는 위기를 벗어나자 5회와 6회는 느린 변화구를 섞는 완급투구로 퍼펙트로 막았다. 타선이 5회 두 점을 더 보태주어 승기를 만들어주었다. 8-5로 앞선 가운데 7회 조현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102개. 조현우가 한 점을 내주었지만 구원진이 승리를 지켰다.
경기후 데스파이네는 "선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제구가 다소 부족했던 이닝에서 빨리 끊지 못하고 실점한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부분을 개선해서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 날씨는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승 타이틀보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처음 올 때 세웠던 18~20승을 목표를 향해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다부진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