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세이브였다.
KIA타이거즈가 연패를 위기를 넘겼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5회 오선우의 역전투런홈런 등 6득점 빅이닝을 만들고, 고졸신인 정해영이 9회를 잘지켜 7-5로 승리했다. 더블헤더를 1승씩 나눠가졌다.
이날의 관전포인트는 고졸 정해영의 마무리 데뷔였다. 경기를 앞두고 마무리 투수 전상현이 왼쪽 종아리 통증을 일으켜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검진결과 큰 이상은 없었으나 보호차원에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갑자기 마무리 없이 KT와의 더블헤더를 치르는 부담이 생겼다.
마무리 타임에 어떤 투수가 등판할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1차전은 5-8로 무릎을 꿇어 필승조가 가동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2차전 0-4로 뒤지다 5회 6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6회부터 장현식이 등장해 7회 1사까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이준영에 이어 홍상삼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한 점을 내주며 한 점차로 쫓겼다. 8회말에 김호령이 귀중한 추가점을 뽑아내 두 점차가 되었다. 그래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답은 정해영이었다. 몸을 풀었고, 9회가 되자 마운드에 올랐다. 두근구근 첫 세이브 상황 등판이었다. 긴장이 안되면 거짓말이었다. 타자들도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 조용호의 클린업트리오였다.
첫 타자 로하스를 상대로 연속으로 볼 3개를 던졌다. 긴장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스트라이크를 하나 잡더니 내리 직구를 던져 선채로 삼진으로 솎아냈다. 다음타자 강백호는 2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조용호는 4구만에 빗맞은 좌익수 뜬공이었다.
짜릿한 데뷔 첫 세이브였다. 자신 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1승을 안겨주는 천금의 세이브였다. 올해 첫 승, 첫 홀드에 이어 첫 세이브까지 쾌속 행진을 펼쳤다. 첫 세이브로 거둔 자신감이 팀에 헐거워진 불펜에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복덩이 루키가 불펜의 난세 영웅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정해영은 "마무리 등판은 경기전에 듣지 못했다. 불펜에서 준비하던 중 8회초 끝나고 마무리로 등판라는 말을 들었다. 엄청 긴장했다. 팀 승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올라갔다"며 등판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긴장이 되어 힘이 많이 들어갔다. (포수) 승택이형이 천천히 던지라는 말을 듣고 첫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제구가 잡혔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어 기쁘다. 세이브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