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롯데의 ‘8・치・올’, 5위 싸움 소용돌이 중심에 입성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8.31 05: 10

 사령탑이 다짐했던 '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의 모토가 현실이 됐다. 롯데는 그 결과 5위 싸움의 중심에 입성했다. 
롯데는 지난 30일 사직 한화전에서 6-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8월 한 달 간 14승8패1무 승률 6할3푼6리를 마크하며 6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의 8월 승률은 리그 3위다. LG(16승8패1무, 승률 0.667), 키움(17승9패, 승률 0.654)의 상승세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5강 경쟁을 펼치고 있던 KT(13승10패, 승률 0.565), KIA(10승15패, 승률 0.400), 삼성(8승15패1무, 승률 0.348)보다는 높은 승률을 찍었다. 7월까지 8위에 머물렀지만 8월 시작과 함께 7위로 올라섰고 대약진의 기세가 이어지면서 함께 6위까지 뛰어올랐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월 시작을 6연승으로 시작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이후 3연패에 빠지며 주춤하는 듯 했지만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승수 쌓기를 멈추지 않았다. 8월 7일부터 두산, NC, 키움, 두산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상위권 11연전도 5승5패1무로 5할 승부에 성공했다.
투타 모두 균형잡혔다. 8월 평균자책점 3.86으로 리그 4위, 팀 타율은 2할8푼으로 리그 5위에 올랐다. 오히려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승률을 예측하는 ‘피타고리안 승률’에서는 6할4푼7리를 기록했다. 좀 더 나은 8월 성적을 올릴 수도 있었다는 의미. 불펜진에서 다소 삐걱거리며 아쉬움이 남는 경기들이 있었지만 후속 경기들에서 바로 회복력을 과시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선발진에서 박세웅이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조를 보였고, 노경은도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3.18로 선발 싸움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두 차례의 대량실점 경기를 치르며 평균자책점 4.66으로 부진했지만 등판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팀이 승리를 챙겼다. 또한 8월 기록이 썩 좋지 않았던 구승민(8경기 평균자책점 5.19), 박진형(10경기 평균자책점 6.23)을 보좌할 수 있는 필승조도 증원했다. 김대우가 5경기에서 승패 홀드 기록은 없지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고, 김건국 역시 9경기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신인 최준용은 9경기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허문회 감독이 꾸리는 새로운 필승조 라인에 합류했다.
타선은 손아섭과 마차도, 정훈이 이끌었다. 손아섭과 마차도는 나란히 타율 3할5푼8리를 기록했다. 손아섭이 4홈런 20타점, 마차도는 3홈런 9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정훈도 리드오프로 나서며 타율 3할1푼 3홈런 13타점 19득점으로 활약했다. 신본기, 오윤석, 김재유 등 백업 선수들도 주전들의 공백이 있던 시기를 부족함 없이 채웠다.
8월의 페이스를 바탕으로 롯데는 5위 싸움 소용돌이의 중심에 입성했다. 9월 시작과 함께 곧장 5위 싸움의 분수령의 경기들을 연달아 치른다. 9월 1~2일, 1.5경기 차 5위에 올라 있는 KT와 수원에서 5위를 두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상대전적은 롯데가 7승2패로 크게 앞서있지만 KT의 상승세 이전에 거둔 전적들이었다. 시즌 초반과 현재의 KT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상대전적만 믿고 승부를 과신하기 힘들다. 
KT와 2연전을 치르면 곧장 7위 KIA를 만난다. 3~4일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특히 4일에는 더블헤더가 예정되어 있다. 5위 싸움의 험난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KIA의 8월 페이스가 썩 좋지 않고 부상자들도 많지만 KT와는 정반대의 상대전적을 갖고 있다. 3승7패의 열세다. 
험난한 일정을 함께할 지원군도 도착한다. 주장 민병헌과 베테랑 이병규가 다음 주 합류할 예정이다.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민병헌은 올 시즌 타격 슬럼프로 헤매고 있지만 허문회 감독의 신뢰가 굳건하다. 올해 타격이 침체되어 있지만 수비와 주루에서는 여전히 기여도가 높다. 특히 주장의 역량으로 큰 신임을 받고 있다. 잠깐의 휴식기를 통해 타격에서 반등의 계기까지 마련한다면 금상첨화. 
또한, 잔부상에서 허덕이다 8월 말에야 올해 첫 실전 경기를 치르기 시작한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도 복귀가 임박했다. 경기 중후반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대타 카드가 다소 빈약했던 롯데 입장에서는 이병규가 ‘조커’와도 다름없다. 경기 중후반 벤치에서 유연하면서 활발한 교체들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문회 감독은 8월을 돌아보면서 "선수들 믿고 있었고 부상 선수들 많이 없었기 때문에 8월에 치고 올라갔고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 선수들 개개인이 야구장 나오기 전에 준비나 몸 관리 등 루틴 작업을 잘 해줬다. 그래서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9월에도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게 컨디셔닝 파트와 코칭스태프 의견을 잘 조합하는 것이 그게 첫 번째인 것 같다"면서 역시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9월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jhrae@osen.co.kr
경기 시작을 앞두고 롯데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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