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구' 투혼의 웨인라이트, 완투승 직후 "마스크부터 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31 19: 02

39세 생일을 맞은 노장의 아름다운 투혼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고참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39)가 자신의 생일을 맞아 4년 만에 완투승을 거두며 노익장을 발휘했다. 완투승으로 경기를 끝내자마자 뒷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웨인라이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호투로 세인트루이스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커브(46개)를 중심으로 커터(30개) 투심(30개) 포심(12개) 패스트볼에 체인지업(4개)을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91.2마일(146.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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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까지 무려 122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다. 8회까지 110개를 던졌지만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6년 7월17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완봉승 이후 4년만의 완투로 개인 통산 23번째. 시즌 3승째를 거둔 웨인라이트는 평균자책점을 2.88에서 2.65로 낮췄다. 팀 내 최다승에 최다 34이닝을 소화하며 39세에 1선발 위용을 뽐내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웨인라이트는 등판 전날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에게 “내가 도와줄게”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최대한 긴 이닝을 약속했다. 연이은 더블헤더로 불펜이 소모된 상황에서 완투로 보답했다. 쉴트 감독은 “웨인라이트가 전설인 이유다. 이게 바로 에이스가 하는 일이다”며 4연패를 끊어준 웨인라이트를 격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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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인 통산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포수 야디어 몰리나는 “오랜 기간 웨인라이트와 함께했다는데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다. 39살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인다”고 말했다. 몰리나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이 끝나는 웨인라이트는 “몰리니와 몇 년 더 이곳에 있고 싶다. 월드시리즈 우승도 하고 싶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다. 
호투만큼이나 인상적인 장면은 경기 직후 나왔다. 마지막 타자 프란밀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잡고 경기를 끝내자마자 웨인라이트는 유니폼 하의 뒷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냈다. 마운드로 다가온 포수 몰리나에게도 “마스크부터 쓰고 포옹하자”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세인트루이스는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메이저리그 팀 중 하나다. 몰리나를 비롯해 선수 10명에 코칭스태프와 직원 8명까지 무려 18명이 집단 양성 반응을 보이며 지난달 3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16일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격리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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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세인트루이스는 무려 11차례 더블헤더로 살인적인 일정이 잡혔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다행이다. 집단 감염이 재발할 경우 시즌 자체를 치를 수 없다. 팀 내 최고참 선수인 웨인라인트는 완투승 직후 마스크 착용으로 선수단에 다시 한 번 철저한 방역 메시지를 전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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