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한화 코로나 검사에 달린 KBO리그 운명, 144G 가능한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9.01 05: 11

지금까지 한 명도 걸리지 않은 게 기적이었다. 개막 후 4개월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없이 잘 버텨온 KBO리그에 올 것이 왔다. 한화 투수 신정락(33)이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최초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며 리그에 비상이 걸렸다.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신정락은 지난달 29일 고열, 근육통, 두통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신정락의 최근 동선 및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함께 지낸 아내와 자녀에 대한 검사도 이뤄진다. 
지난 2010년 LG에서 프로 데뷔한 뒤 2019년 한화로 이적한 신정락은 올 시즌 1군 16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6월27일 대전 KT전이 마지막 1군 등판으로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7월22일 서산 고양전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 갔고, 서산-대전을 오가며 출퇴근 생활 중 코로나19에 걸렸다. 

한화 신정락 /sunday@osen.co.kr

KBO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한화 퓨처스 팀과 재활군이 있는 서산구장 모든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1일 서산에서 예정된 두산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도 취소됐다. 추후 퓨처스리그 진행 여부는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더 큰 문제는 1군이다. 최근 2군에서 1군에 올라온 2명의 선수가 신정락과 밀접 접촉자로 확인된 것이다. 두 선수는 숙소 대기 조치 아래 1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음성 판정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지난 27~30일 한화 1군과 대결한 상대팀 삼성과 롯데 선수단에도 감염 확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 / rumi@osen.co.kr
KBO로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개막이 5주나 밀린 KBO는 팀당 144경기 체제를 고수했다. 월요일, 더블헤더, 서스펜디드 등으로 타이트하게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여름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며 8월말에도 더블헤더 경기를 강행했으나 지난 주말 황재균(KT)이 어지럼증으로 쓰러질 만큼 사람 잡는 일정이다.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전체 일정의 65.7%를 꾸역꾸역 소화했지만, 신정락의 확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KBO는 신정락과 접촉한 2명의 1군 선수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한화 1군 선수 전원이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남은 시즌 일정 변경, 리그 일시 중단 가능성이 높다. 
KBO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구단 내 밀접 접촉자는 해당 인원만 자가 격리된다. 비접촉자 및 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인원은 정상 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구단 내 밀접 접촉자가 6명 이상이 될 경우 KBO 긴급 실행위원회나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즌 중단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김광현이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선수와 직원 총 18명이 집단 감염돼 16일 동안 강제 휴업했다. 이로 인해 무려 11차례 더블헤더 일정이 잡혔다. 마이애미 말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신시내티 레즈 등도 확진자가 나오며 일정이 뒤로 미뤄졌지만 60경기 단축 시즌이라 그나마 파행을 피했다. 한화 선수들의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 KBO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꺼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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