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 체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신인왕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이후 19년 만의 세인트루이스 소속 신인왕에 도전한다.
김광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팀은 13-1 대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시즌 평균자책점은 0.83까지 떨어뜨렸다. 포심 최고 구속은 92.1마일, 약 148km를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89.6마일, 144km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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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을 원했던 김광현이었지만 시작 개막은 마무리 투수로 맞이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로 정규시즌 일정이 뒤로 밀리고 선발 투수 자원도 부족해지자 김광현은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선발로 돌아온 뒤 확실하게 자신은 선발 체질임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 17이닝 연속 비자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0.44에 불과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KBO리그 시절만큼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주무기인 슬라이더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고 빠른 템포와 구종의 완급조절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한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4는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1913년 이후 역대 좌완 선발 투수 2위의 기록이다. 지난 1981년 LA 다저스의 좌완 전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첫 4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0.25의 기록을 남긴 바 있고, 그 뒤를 김광현의 기록이 잇고 있다. 발렌수엘라는 이 해 25경기 13승8패, 11완투, 8완봉, 평균자책점 2.48로 내셔널리그 신인상과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전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역대급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광현에게 신인왕 레이스 논의는 당연히 따라오는 주제가 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 ‘KSDK’의 코리 밀러 기자는 김광현의 신인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김광현의 202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논의하지 않았자면, 이제는 논의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며 김광현의 신인왕 레이스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세인트루이스가 신인왕을 배출한 마지막 시즌은 2001년이다. ‘살아있는 전설’ 앨버트 푸홀스(현 LA 에인절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푸홀스는 당시 타율 3할2푼9리 37홈런 130타점의 성적을 남기며 전설의 기록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내셔널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외야수 제이크 크로넨워스(31G 타율 0.356 4홈런 17타점), LA 다저스 투수 더스틴 메이(7G 1승1패 ERA 2.83), 토니 곤솔린(4G ERA 0.51), 뉴욕 메츠 투수 데이비드 피터슨(5G 3승 1패 평균자책점 3.51) 등이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광현도 현재 전혀 뒤처지지 않는 기록이다. 김광현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신인왕을 향한 지역 언론들의 지지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