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김희선 끌고 주원 미는 '한국형 SF' [연記者의 연예일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9.04 16: 32

SF 불모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드디어 볼만한 작품이 나왔다. 배우 김희선이 끌고 주원이 미는 기대작 '앨리스' 이야기다.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 강철규 김가영, 연출 백수찬)가 지난달 28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드라마는 윤태이(김희선 분)와 연인 유민혁(곽시양 분)이 시간여행 끝에 갈라지게 된 순간부터 박선영(김희선 분)이 홀로 아들 박진겸(주원 분)을 낳아 키우다 세상을 떠나고, 어른이 된 박진겸이 죽은 엄마와 똑같이 생긴 여자 윤태이를 만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는 중이다.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앨리스'는 휴머니즘과 SF가 결합한 복합 장르를 표방한다. 그 안에서도 '시간여행'이라는 소재가 작품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그려져 SF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SBS 제공] 배우 김희선, 주원 주연의 드라마 '앨리스'가 '한국형 SF'로 호평받고 있다. 사진은 방송사가 공개한 공식 포스터.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희선이 '앨리스'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은 소속사가 공개한 스틸 컷.
이전까지 한국에서 SF는 양날의 검이나 다름 없었다. 우선 마니아 층도 분명하고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진 바 없어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혹적인 장르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선명하고도 섬세한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설계, 이를 사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한 막대한 제작비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일례로 '앨리스'처럼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서도 흥행성적이 엇갈렸다. tvN '시그널'과 같은 흥행과 완성도를 다 잡는 작품이 나오는가 하면, SBS '더킹:영원의 군주'처럼 스타작가 김은숙과 한류스타 이민호가 뭉쳐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앨리스'는 비교적 안정적인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방사능으로 뒤덮인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부터 2050년 미래와 1990년대 초반 과거를 넘나드는 가운데 사실적인 화면과 특수효과 등이 우선 합격점을 받았다. '시청률 퀸' 김희선과 '믿고 보는 배우' 주원의 복귀작이라는 점도 시청자를 매혹시키는 요소다. 
[사진=화이브라더스코리아 제공] 배우 주원이 '앨리스'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은 소속사가 공개한 스틸 컷.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첫 방송 다음 날 이어진 2회에서는 시청률 9.2%(닐슨코리아 전국 평균)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5%만 넘겨도 대박, 두 자릿수 시청률이면 '신드롬'이라 해도 될 법한 최근 국내 드라마 성적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여기에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한 시청률 집계를 벗어난 실질 시청층을 고려하면 더 큰 파급력이 기대된다. 
한국 드라마 시장에 회의감이 팽배한 지 오래. 코로나19로 인한 연예계 전반에 걸친 침체기까지 더해져 업계를 둘러싼 우울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장르적으로나 완성도 면에서나 주목할 만한 작품의 등장이 유독 반갑다. 김희선과 주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초대할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보여줄 '한국형 SF' 개척지가 궁금해진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화이브라더스코리아,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