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호투' 양현종, 만루 위기 자초에 자책..."힘든 경기 만들어 미안해"[부산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9.04 18: 38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자신의 커리어 평균을 향해 거침없이 향해 가고 있다.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실패했지만 본래의 페이스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호투에도 7회의 위기를 자초한 것에 자책했다.
양현종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승리는 무산됐지만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82로 떨어졌다.
시즌 초중반까지 양현종은 KIA 선발진에서 가장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다른 선발 투수들보다 페이스가 더뎠다. 이윽고 7월 중순, 시즌 평균자책점은 6.31까지 치솟았다. 스스로를 ‘5선발’로 낮췄고 성적도 그랬다. 

7회말 무사 만루 KIA 양현종이 강판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하지만 양현종은 양현종이었다. 커리어의 평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양현종도 자석에 이끌리듯 자신의 커리어 평균을 향해 갔다. 8월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자책점), 퀄리티 스타트 3회로 본래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9월의 시작도 순조로웠다. 이날 양현종은 최고 148km의 패스트볼을 무기로 4이닝 퍼펙트를 이끌었다. 3회 김준태, 민병헌, 4회 정훈, 손아섭, 전준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양현종의 패스트볼 위력은 대단했고 체인지업(28개), 슬라이더(10개), 커브(5개) 등의 예리함은 최고조였다.
5회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퍼펙트 행진은 깨졌지만 6회까지 올 시즌 최고의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었다. 다만 아쉬움은 7회의 마무리였다. 7회에도 올라온 양현종은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대호, 한동희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불펜진이 2점을 더 내면서 양현종의 책임주자가 홈을 밟았다. 양현종의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8회 불펜진이 1점을 더 내주며 10승 도전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양현종이 초중반 야수들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속전속결 투구를 펼친 덕분에 팀은 9회 최형우의 결승 3점포로 승리를 챙겼다.
비록 완벽투의 흐름이 주춤했고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놓쳤지만 양현종은 8월부터 치른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0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아울러 이날 10개의 탈삼진을 추가, 시즌 100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7년 연속 100탈삼진(역대 7번째) 기록을 챙겼다.
경기 후 양현종은 “오늘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았고 더블헤더 1차전이라 공격적인 피칭을 가져간 부분이 이닝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 밸런스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개인 승리를 놓쳐서 아쉽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중간 투수, 야수들에게 힘든 경기를 만들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