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 2경기에서 각각 한 타석씩 소화했지만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외야수 이병규가 대타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병규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 모두 대타로 등장했고 대타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하게 해냈다.
올 시즌 개막을 하고도 감감 무소식이었던 이병규였다. 베테랑 좌타 백업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몸 상태가 문제였다. 언제나 건강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었던 이병규였고 올 시즌에도 종아리 통증을 비롯한 잔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냈다. 8월 말에서야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했고 지난 1일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1일 수원 KT전 콜업과 동시에 8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3일) 경기에서도 8회 대타로 등장했지만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1군 감각은 충분히 익혔다. 그리고 이날 더블헤더부터 이병규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살리며 대타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나타냈다. 1-3으로 추격하던 7회말 1사 만루에서 정보근의 대타로 들어섰다. 추격 흐름에서 이병규의 역할이 절실했다. 이병규는 좌완 이준영을 상대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이후 이병규는 이준영의 슬라이더를 연거푸 커트를 해내며 투수의 힘을 빠지게 만들었다.
특유의 선구안으로 볼을 골라내며 승부를 이어갔다. 볼은 골라내고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커트했다. 히팅포인트를 뒤에 두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승부를 최대한으로 연장시켰다. 결국 풀카운트까기 끌고갔고 12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2-3까지 추격했다. 후속타의 불발로 7회에 동점에는 실패했지만 8회에 결국 동점에 성공했다. 비록 팀은 3-6으로 패했지만 이병규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 이병규는 다시 대타로 등장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스윙 한 번으로 경기 흐름을 롯데 쪽으로 완전히 되돌렸다. 6회말 4-1로 달아나는 분위기였다. KIA의 화력을 감안하면 점수를 최대한 더 뽑아야 했다. 이병규는 대타로서 최상의 실적을 만들었다.
6회말 2사 2루에서 좌완 김명찬을 상대한 이병규는 2B1S에서 144km 높은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냈고 타구를 좌중간 담장 너머로 보냈다. 6-1로 달아나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첫 안타였고 지난 2018년 9월9일 마산 NC전 이후 726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맛봤다. 6-1로 달아나는 홈런포였다. 8회초 KIA가 최형우의 투런포 포함해 대거 4점을 올리며 6-5까지 따라붙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병규 홈런의 가치는 더욱 높았다.
결국 팀은 9-7로 승리를 거두며 이병규의 홈런포를 더욱 빛나게 했다. 경기 후 이병규는 “연패 중에 팀에 도움이 되어 기쁘다. 팀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앞선 경기에서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는데 믿고 계속 기용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 타석에서는 그 전 타석 이후 라이언 롱 코치가 타이밍 등 다 좋은데 타격 이후 고개가 들린다는 조언을 해줘 가볍게 친게 효과가 있었다”면서 “퓨처스에서 체력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달간 체계적으로 웨이트를 하며 복귀 준비를 했다. 남은 기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