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도루, 0도루자. 도루 실패를 모르는 김하성(26.키움)이 KBO리그 최초 진기록에 도전한다.
김하성은 4일 대전 한화전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19호 도루. 개막 후 한 번도 도루 실패를 하지 않아 성공률 100%를 기록 중이다. 개막 후 19연속 도루 성공 기록은 1994년 LG 김재현 이후 26년 만이다.
만약 다음 경기에서 김하성이 20호 도루를 실패 없이 성공한다면 KBO리그 최초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나아가 시즌 전체 도루 성공률 100%에도 도전한다. 2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 중에서 도루 성공률 100%는 39년째를 맞이한 KBO리그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규정타석 타자 중 도루 성공률 100%는 총 71차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한 자릿수 도루였다. 두 자릿수 도루로 성공률 100%를 기록한 선수는 1989년 태평양 이선웅(11개), 2018년 삼성 구자욱(10개) 2명뿐. 20도루 성공률 100%는 그만큼 보기 힘든 진기록이다.
키움 손혁 감독은 김하성의 100% 도루 성공률에 대해 “발도 빠르고, 뛰는 타이밍이 좋다. 상대 투수의 습관 같은 것도 잘 본다”고 설명했다. 도루 사인을 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린 라이트로 김하성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김하성은 7시즌 통산 130도루, 36도루자로 성공률 78.3%로 높다. 통산 100도루 이상 기록한 현역 선수 중 안치홍(롯데 80.0%) 박해민(삼성 79.6%) 김상수(삼성 78.6%)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성공률이다.

김하성을 중심으로 키움 선수들 상당수가 도루에 적극적이다. 4일까지 리그 전체 도루 1~3위가 김혜성(21개) 서건창(20개) 김하성(19개)으로 모두 키움 선수들이다. 키움은 팀 도루도 2위(89개)로 유일하게 80%대(84%)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손혁 감독은 “(조재영) 주루코치가 매일 선수들과 미팅하며 상대 투수와 볼 배합 분석을 잘해준다. 모든 투수를 상대로 다 뛰기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성공률을 높일지 분석하면서 도루 타이밍 판단을 잘하고 있다. 주루코치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혁 감독은 “우리 선수들 모두 도루 여부를 떠나 누상에서 리드 폭을 최대한으로 가져간다. 투수 입장에서 고개를 돌렸을 때 주자가 보이면 견제할 수밖에 없고, 타자 상대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주자로 나갔을 때 도루 사인이 없으면 설렁설렁 편하게 할 수도 있다. 분명 체력 소모가 있는데도 다들 열심히 한다”고 거듭 칭찬했다.

김하성은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다. 유격수, 3루수를 오가며 리그 전체 내야수 중 가장 많은 797⅓이닝을 소화 중이다. 중심타자까지 맡아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도루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4일 한화전에도 상대 투수 김민우의 4차례 견제와 1루수 브랜든 반즈의 장난 섞인 신경전을 뚫고 도루에 성공했다. 이런 근성과 집중력이라면 KBO리그 최초의 20도루 이상, 성공률 100% 진기록도 기대해 볼만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