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클로저 1년차, 김원중(롯데)에게 혹독했던 더블헤더였다. ‘아름다운 스탯’을 찍어오던 김원중의 스탯들도 더블헤더 2경기와 함께 무너졌다.
롯데는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서 1승1패를 나눠가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이 2경기 모두 등판했지만 혹독한 시련을 맛봐야 했다.
김원중은 더블헤더 1차전 3-3으로 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라왔다. 연장이 없는 경기에서 KIA의 점수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최소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려는 의지였다. 나아가 역전까지도 꿈을 꿀 수 있었다. 그러나 김원중은 9회 단 한 이닝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김원중은 9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규성은 희생번트로 처리했다. 1사 3루에서는 대타 김민식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3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그래도 김원중은 장타력이 있는 프레스턴 터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다.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면 임무 완수. 하지만 뜨거웠던 최형우의 방망이를 간과했다. 초구 146km 패스트볼을 던지다 결승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3-6으로 점수차가 벌어졌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 됐다. 김원중의 시즌 두 번째 패전이었다.
2차전 양상은 달랐다. 롯데가 접전 끝에 8회까지 9-5의 리드를 잡았다. 4점차였지만 승리를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김원중이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하루 2경기 등판은 다소 무리가 따랐지만 벤치는 1차전 패배를 만회하고 승리를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김원중을 다시 호출했다.
1차전의 내상을 만회하기 위한 등판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김원중은 상처가 더 커졌다. 선두타자 홍종표를 삼진 처리했지만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대타 황대인은 삼진으로 솎아내 2아웃까지는 만들었다. 그러나 1차전 패전 투수의 시발점이었던 최원준과 8구 승부 끝에 다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얻어맞고 위기를 증폭시켰다. 2사 2,3루 상황. 결국 터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9-7까지 추격을 당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여기에 1차전에서 상처를 안겼던 최형우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패스트볼로 홈런을 맞았지만 다시 힘대 힘으로 붙었다. 초구, 2구 모두 147km 패스트볼을 던져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러나 3구 째 던진 포크볼이 최형우에 빗맞으면서 유격수 내야안타로 연결돼 동점 주자까지 내보냈다. 이후 대타 이진영을 상대로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겨우 삼진으로 솎아내며 경기를 매듭지었지만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를 마무리 짓고 동료들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도 김원중의 낯빛은 여전히 붉게 물들어있었다.
하루 2경기, 피로도가 극심하게 쌓일 수밖에 없는 투구 환경이다. 아무리 철완이라도 힘에 부칠수밖에 없다. 김원중은 더블헤더 2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했지만 공은 59개나 던졌고 5실점했다. 향후 주말 등판은 쉽지 않을 전망. 더블헤더 전까지 1.69였던 평균자책점은 2.75까지 폭등했다. 김원중의 씁쓸하고 혹독했던 하루가 지나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