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투수 성재헌(23)이 군 입대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깔끔하게 마쳤다.
성재헌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좌완 원포인트로 올라와 위기 상황을 잘 막아냈다.
3-5로 뒤진 8회말 2사 2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 박민우는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이명기를 141km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5-5 동점이 된 후 9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을 2루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은 뒤 교체됐다.

이 경기가 성재헌의 군 입대전 마지막 등판이 됐다. 성재헌은 입대 전 짧지만 의미깊은 2주일을 보냈다. 성재헌은 올해 2차 8라운드 73위로 LG에 입단한 신인이다. 육성 선수였다가 8월 24일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곧바로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고, 팀내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해 1군 콜업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이미 군 입대 날짜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9월 10일이 입대일. 류중일 감독은 "계속 1군에서 뛴다는 보장이 있다면 입대를 연기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입대를 미뤄놓고서 계속 2군에서 시간만 보내면 안 된다"며 "선수가 군 복무를 마치고 싶어 하더라. 4일까지만 1군에 있는다"고 설명했다.
LG는 오는 8일 광주 KIA전에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이 난다. 켈리를 휴식 차원에서 열흘 쉬게 하면서 빈 자리가 생겼다. 류 감독은 "8일 성재헌을 선발로 던지게 하고 9일 하루 쉬고 군대를 보내는 것도 생각했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 4일까지만 1군에 있기로 결정했다"며 "5일 동안 쉬면서 정리하고 군대 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성재헌은 12일 동안 프로 데뷔전을 치르며 1군에서 4경기에 등판,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15(4⅓이닝 2실점)를 남겼다. 이날 9회 나성범을 뜬공으로 아웃잡고서 투수 교체를 기다리는 동안, 포수 유강남은 정주현에게 뜬공 타구를 달라고 하더니 성재헌의 손에 살며시 건네줬다. 입대 전 마지막 아웃카운트, 기념구를 챙겨줬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성재헌을 향해 동료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