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안겨다 준 꿀맛 같은 휴식이다. 롯데와 LG의 ‘영건’ 수호신들이 앞선 등판에서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와 LG의 시즌 7차전 경기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우천 취소됐다. 이 경기는 오는 7일 월요일 경기로 재편성됐다.
롯데와 LG 모두 앞선 2경기 혈전을 치렀다. 롯데는 KIA와 지난 3~4일, 더블헤더 포함해 3경기를 치렀다. 3경기 모두 3점차 이내의 접전이었고 롯데가 1승2패를 마크했다. LG 역시 선두 NC와 치열하게 싸웠다. 3일 경기에서는 8회말 터진 박용택의 결승 스리런 홈런으로 6-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4일에는 연장 12회 접전을 펼치며 5-5 무승부를 거두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앞서 이틀간 희비는 엇갈렸지만 공통점은 롯데 김원중, LG 고우석 모두 투혼을 펼쳤다는 것이다. 결과와 관계없이 피로가 쌓였다.
김원중은 지난 4일 KIA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1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9회초 올라와 최형우에게 결승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패전 투수가 됐다. 2차전은 9-5로 앞선 상황에서 1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지켰지만 진땀을 흘렸다. 하루 2경기 2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59개의 공을 던졌다. 기록 역시 2이닝 5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내상을 입었다.
LG 고우석의 경우 김원중과 반대로 결과는 좋았다. 지난 3일 경기에서 6-5로 역전에 성공한 9회초 마운드에 올라 21개의 공을 던지며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이튿날에는 5-5 동점이던 9회초 1사 후 등판해 1⅔이닝(28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깔끔한 투구 내용이었지만, 이틀 연투를 했고 멀티 이닝도 포함되어 있었다. 2경기 2⅔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졌다. 김원중 못지 않은 피로가 쌓였다.
만약 5일 경기가 그대로 진행이 됐으면 양 팀의 수호신이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연투를 하면서 피로가 쌓여 휴식이 필요했다. 우천 취소가 되면서 양 팀은 불펜 걱정을 덜게 됐다. 마무리는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김원중은 마무리 전환 이후 악몽같은 하루를 보낸만큼 비와 함께 심리적인 피로도 씻겨보낼 여유를 찾았다. 고우석도 연투로 인한 팔의 피로, 그리고 새벽 부산 이동으로 지친 여독을 풀 시간을 갖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