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토론토) 선배님의 커터 영상이 있더라고요.”
소형준(19・KT)은 2020년 8월을 누구보다 화려하게 보냈다. 8월 나선 5경기에 등판해 28⅔이닝을 소화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7의 성적을 남겼다.
소형준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고졸 신인 데뷔 첫 해 월간 MVP에 올랐다. 1983년 롯데 유두열이 고졸 신인 첫 해 MVP를 차지했지만, 실업야구단에서 선수 활동 후 롯데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프로에 데뷔한 ‘순수 고졸 신인’ MVP는 소형준이 최초다.

소형준은 6월까지 나선 9경기에서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6.65를 기록했다. 5월 8일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2006년 류현진 이후 역대 5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 승리를 거두며 화려한 출발을 했지만, 6월 나선 5경기에서 1승 4패로 주춤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에게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약 2주간 휴식을 줬다. 쉬는 소형준은 무기를 하나 더 장착했다. 커터를 새롭게 습득했고, 다시 한 번 ‘특급 신인’으로 비상했다. 소형준은 “쉬기 전부터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각을 줄이려고 했다”라며 “그립은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에게 물어봤다. 또 투수코치님과 전력분석원들에게도 물어봤다”고 밝혔다.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의 덕도 봤다. 소형준은 “류현진 선배님의 동영상을 보면서 어떤 느낌으로 커터를 던져야할 지 생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1승을 추가하면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선발 10승을 거두게 된다.
소형준은 “개막 전부터 10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아직 10승을 달성한 것은 아니니 의식하지 않고 똑같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신인왕 경쟁에 대해서도 “신인왕의 욕심은 캠프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초반에는 신인왕을 의식했다. 그러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아서 마음을 내려놨다”라며 “마운드에서 생각하지 않고 피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즌 끝난 뒤에나 기대해보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