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과 잘 싸워놓고 약팀에 무너진 '의적' 삼성, 계산이 꼬인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9.10 07: 18

삼성이 본의 아니게 의적이 됐다. 잘 사는 집 곳간 털어서 못 사는 집에 나눠주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주 KIA(1일), 두산(3~4일), NC(6일)와 만나 3승 1패를 거두며 꺼져가는 5강 불씨를 이어갔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 KIA에 0-6 완패를 당했지만 3일 두산에 7점 차 열세를 뒤집고 11-10 대역전승을 장식했다.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한 경기 안에서 얼마나 많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선수들 모두가 오늘 경기 과정을 늘 되새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4회초 1사 만루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강판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11-10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삼성은 4일 경기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7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와 타자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12-5로 제압했다. 
올 시즌 NC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은 6일 경기에서 5-3 기분 좋은 승리를 장식했다. 선발 벤 라이블리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박해민, 다니엘 팔카, 이원석은 홈런을 터뜨리며 5회 빅이닝을 합작했다. 
기분좋은 3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은 최하위 한화와 만나 혼쭐이 났다. 올 시즌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전 상대 전적 동률을 이뤘던 삼성은 8일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4 역전패를 당했다. 
이튿날 더블헤더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1차전에서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2차전에서 0-7 완패를 당했다. 선발 매치에서 우위가 예상된 가운데 덜미를 잡혀 그 충격이 배로 느껴질 듯. 
144경기를 모두 이길 수는 없지만 이길 수 있는 경기와 져도 될 경기를 가늠할 수 있으면 긴 시즌을 끌고 나가기가 수월해진다.
반대로 예상 밖의 패배가 거듭되면 계산이 꼬이게 된다. 본의 아니게 의적이 된 삼성.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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