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의 탁월한 선택 '좌익수 나지완', 최형우까지 살렸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9.11 09: 02

"너무 잘해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의 이야기를 하면 거의 빼놓치 않고 고마움을 전하는 선수가 있다. 외야수 나지완(35)이다. 10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앞서도 100경기를 자평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수확이다. 매일 경기를 하는 것이 익숙치 않는 선수들이 많다. 나지완 등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나지완은 올해 99경기에 출전했다. 팀의 101경기 가운데 2경기만 제외하고 모두 뛰었다. 성적도 칭찬을 받을 만하다. 타율 2할9푼9리, 15홈런, 76타점, 59득점, 출루율 3할8푼8리, 장타율 4할6푼7리이다. 득점권 타율은 3할6푼5리로 높다. 156타석에 그쳤던 작년과 달리 400타석이나 소화했다. 

타점은 터커(77개)에 이어 팀내 2위이다. 올해는 인상적인 타격을 자주해주고 있다. 생애 처음 끝내기 홈런을 날리기도 했고 역전 홈런도 있었다. 지난 1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2-4로 뒤진 8회말 1사1루에서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결승점을 내줘 패했지만 나지완의 클러치능력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좌익수로 출전 하는데 있다. 작년까지 좌익수 터줏대감 최형우는 붙박이 지명타자로 안정된 활약을 하고 있다. 그 배경에서 나지완의  풀타임 수비가 있다. 만일 나지완이 수비를 못했다면 지명타자는 병목현상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만큼 공력력도 마이너스이다. 나지완도 살고, 최형우도 살았다. 이런 점에서 '좌익수 나지완'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나지완은 "이제 수비가 부담스럽지 않다"면서 좌익수로 첫 풀타임을 즐기고 있다. 발이 빠르지 않아 뛰어난 수비력은 아니지만 어려운 타구도 잡아내는 등 안정감도 보였다. 지독했던 장마와 무더위를 보내며 지칠텐데도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제몫을 하고 있다. 든든한 4번타자로 중심을 잡아 주고 있다. 
이제는 남은 43경기에서 팀의 5강행을 이끌어야 하고, 생애 첫 100타점에도 도전하는 등 진짜 할 일이 많다. 작년과 사뭇 달라진 평가를 받아 내년 재계약의 정당성도 확보했다. 올해를 끝으로 4년 FA 계약을 마감한다. 작년 출장수가 적어 두 번째 FA 자격은 얻지 못한다. 대신 내년에도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됐다는 점은 그에게는 대단한 수확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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