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유혹 뿌리치지 못했다"..'인터뷰게임' 강동희, 눈물로 사죄한 前농구황제(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9.11 11: 19

전 농구선수 겸 농구감독 강동희(55)가 지난 2013년 프로농구 승부조작을 했던 것에 대해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눈물로 사죄했다.
강동희는 10일 오후 방송된 SBS ‘인터뷰 게임’에 출연해 “저는 농구선수였고 프로농구팀 감독이었다. 코트 위에 살았던 저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코트를 떠나야만 했다”고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앞서 강동희는 2011년 3월 플레이오프에서 수천만 원을 받고 네 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2013년 3월 검찰조사를 받았다. 이후 그는 징역 10개월, 추징금 4700만 원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강동희는 “당시 저로 인해 상처받았던 팬들, 가족, 지인들, 프로팀 선수들. 제가 지켜주지 못했던 이 모든 사람들에게 뒤늦게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전 농구선수 허재의 권유로 인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 “허재 형이 제안을 해서 일주일간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강동희는 2013년, 농구계를 넘어 국내에 충격에 빠뜨렸던 승부조작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얼마 후 승부조작 혐의는 사실로 드러났고 그는 코트에서 떠났다. 
이에 그는 “사람들 앞에 다시 서는 걸 상상하지 못했다.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마음이었다. 두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송구한 마음을 밝혔다.
승부 조작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농구인들이 저에 대해 이해를 못한 게 대부분이다. 2011년 2월 순위가 결정이 돼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시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와중에 오랜 후배에게 연락을 받았고 “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것.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라고 후회하는 얼굴을 보였다. 
허재는 “모든 걸 털어놓고 대화를 하면 좋을 거 같다”고 강동희를 불러낸 이유를 전했다. 허재의 설득에 강동희가 응답한 것. “정작 내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었던 거 같아서 이번 기회에 한 번 제 마음의 표현을 전달하고자 나오게 됐다. 반성하고 있고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동희는 가장 먼저 자신의 가장 든든한 응원군인 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는 “내가 예전에 우울증 걸렸었는데 너 때문에 우울증이 나았다”고 울면서 회상했다. 가난했던 강동희는 라면을 먹고 버티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이에 어머니는 “말은 안 해도 너를 보면 가슴이 미어졌다. 다른 사람이 농구하는 것도 보기 싫고 어떤 팀이 이기고 지는지도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가슴속 한을 풀었다.
두 번째로 평생의 은사인 중앙대 농구팀 정봉섭 농구감독을 찾았다. 정봉섭 감독은 “체육관에서 드리블을 열심히 하더라. 수십 번 하는 모습을 보며 ‘쟤는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의 사건을 언급하며 “면회도 갔지만 말을 할 수가 없다. 사람이 잠도 안 오고 먹는 것도 안 먹히고 누구한테 얘기할 수도 없더라. 무너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정 감독은 “네 별명이 농구황제인데, 왜 거기 가 있냐. 과정이 어찌됐든 잘못했다고 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강동희는 “저도 죄송하다. 이런 얘기는 처음 하지만…”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강동희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평생 안고 가야할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강동희가 세 번째로 만난 사람은 오랜 팬. “자주 저의 시합에 와서 응원을 해주신 팬 분이다. 팬으로서 실망했던 부분이 있었을 거 같다”고 그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이 팬은 강동희 감독의 소식을 듣고 실망감을 느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강동희는 “죄송하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강동희는 또 아내와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내는 “승부조작이란 건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싶었다. 그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오열했다. 현재 강동희의 아들도 농구선수로 활동 중인데, 강동희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가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관전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강동희는 “겸허히 다 받아들이고 앞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인사했다. 
비록 강동희의 잘못된 선택은 용서 받을 수 없을 지라도, 어렵게 용기를 내 뒤늦게 대중에 사죄한 것은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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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뷰 게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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