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글쎄' 두산 마운드 리셋, 올해도 미러클 동력될까?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9.11 14: 22

또 미러클 동력이 될까? 
단골로 한국시리즈에 올라갔고, 최근 우승도 밥 먹듯이 했던 두산이다. 2015년 지휘봉을 잡자 마자 우승을 하더니 2016년에도 헹가래를 받았다. 2017년 호랑이, 2018년 비룡에게 연속으로 물려 조금 아팠다. 절치부심 2019년 영웅을 쓰러뜨리고 세 번째 우승반지를 꼈다. 
김태형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자 2019년 오키나와 캠프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한국시리즈 올라가서 지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지 모를 것이다. 차라리 진다면 안올라가는 것이 낫다". 준우승이 얼마나 뼈아픈 것인지는 우승을 해봤으니 아는 것이다.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8회말 동점 투런포를 내줬지만 5-4로 경기를 마무리지은 두산 투수 이영하를 김태형 감독이 다독이고 있다. / dreamer@osen.co.kr

2020년 9월 10일 현재 리그 단독 4위. 김 감독에게 순위가 마음에 들 일이 없다. 잘못하다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40경기를 남겼는데 1위와 4경기 차에 불과하다. 작년에는 33경기를 남겨놓고 9경기 차 3위였다. 1위 SK를 상대로 그 9경기 차를 뒤집는 기적을 연출하더니 한국시리즈는 4연승으로 끝냈다. 
작년의 기적에 비하면 올해의 4경기 차도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앞서가는 선두 NC를 비롯해 LG, 키움을 보니 좀 빈틈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두산에게도 올해는 빈틈이 많아졌다. 마운드였다. 선발진을 제대로 돌려보지 못했다. 방망이는 여전히 업계에서 알아주지만 선발, 중간, 마무리가 완전 가동이 되지 않았다. 
작년 후반기 대역전의 주역은 선발진이었다. 후반기에만 이영하 8승, 린드블럼, 후랭코프, 유희관이 각각 5승, 이용찬도 4승을 거두었다. 모두 2~3점대 ERA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박치국, 권혁, 윤명준, 배영수에 이형범까지 불펜도 착착 돌아갔다. 미러틀의 동력은 마운드에서 비롯됐다. 
올해는 선발투수들의 ERA 4.43(4위), 불펜 ERA 5.10(4위)를 기록 중이다. 압도적인 마운드는 아니었다. 이용찬이 부상으로 낙오했고 플렉센도 발등골절상으로 장기간 이탈해 선발진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함덕주가 지켰던 불펜도 흔들렸다. 홍건희를 트레이드로 긴급수혈해 불펜을 맡기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를 개편했다. 선발 이영하와 클로저 함덕주가 보직을 맞바꾸는 일이 일어났다. 시즌 도중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재활을 하던 플렉센도 드디어 선발진에 가세했다. 5명의 선발진을 가동하게 됐다. 우완 이승진의 볼이 너무 좋다면서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이동시켰다.
아직은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함덕주는 첫 선발등판에서 잘 던졌지만 이영하는 두개의 블론세이브를 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두산의 장점은 승부처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타선 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고기맛'을 잘 알고 있다. 다른 팀들이 경계심을 갖고 두산의 행보를 눈여겨 보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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