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사직 대참사...허삼영호의 데이터 야구는 실행 오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9.12 07: 33

이쯤 되면 '참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삼성이 롯데 2연전 모두 패했다. 이로써 삼성의 5강 진출 가능성은 더욱 희미해졌다. 산술적인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하지만 결과와 내용 모두 엉망이었다. 이틀 연속 초반 주도권을 잡고도 한 이닝에 대량 실점하는 바람에 처참히 무너졌다. 
10일 경기를 살펴보자. 삼성은 롯데 외국인 선발 특급 댄 스트레일리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7회초까지 8-4로 앞서갔다. 하지만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7회말 최지광, 김윤수, 장필준이 1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으로 무려 9점을 내줬다. 결국 8-13 패배.

1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과 경기가 진행됐다. 7회말 계속되는 실점에 어두운 표정의 삼성 더그아웃. / soul1014@osen.co.kr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한 삼성은 11일 불펜 데이를 운영했다.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 이상민이 2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 했다. 0-1로 뒤진 2회 김동엽의 동점 솔로포에 이어 3회 구자욱의 우월 투런 아치로 3-1로 승기를 가져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3회 이상민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우규민이 무사 1,2루에 놓였지만 이대호를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한 데 이어 이병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4회 8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8점을 헌납했다. 우규민의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모두가 알고 있던 우규민의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노성호가 안치홍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3-1로 앞선 4회 무려 10점을 내준 삼성은 추격 의지를 잃었다. 4-12 대패. 
이틀 연속 한 이닝에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렇기에 현장의 총책임자인 허삼영 감독도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허삼영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데이터 야구를 지향한다. 이틀 연속 이같은 결과를 받아들게 된 건 허삼영 감독의 데이터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령탑 부임 직후 "팬들이 납득하는 야구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허삼영 감독. 사직 참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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