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타2 프로리그 종료 이후 오버워치 프로를 준비하기도,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서 후보로 프로게이머의 삶을 이어갔지만, 그의 자리는 스타크래프트2였다. SK텔레콤 T1 스타크래프트2팀의 마지막 프로토스였던 박한솔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생애 첫 GSL 코드S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박한솔은 12일 오후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GSL 시즌3' 코드S 24강 E조 경기서 어윤수와 이신형을 각각 2-0, 2-1로 따돌리고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020 GSL 시즌2에 처음으로 나선 이후 두 번째 출전에서 16강에 입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박한솔은 "잘하는 형들이라서 많이 불안했다. 열심히 연습했다. 연습 도와준 형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16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전 시즌에는 첫 대회라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에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좀 더 적응된 거 같다"고 웃으면서 진출의 기쁨을 나타냈다.
공허 폭격기와 공명사도로 승자전 상대인 이신형을 밀어붙였던 것에 대해 그는 "공허폭격기에 공명사도 빌드는 한 번 해봤는데 좋아서 1회용 빌드로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저그전은 연습을 했지만, 과정에서는 승률이 나오지 않았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운이 좋으면 이긴다고 생각하고 사용했다. 저그전에서 분열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저그전 승률이 30% 나오지 않아서 저그전을 주로 연습했다. 윤수형을 이겨 본적이 거의 없다. 다음에도 이길 수 있을까 싶다"며 운이 따른 승리라고 자신을 낮췄다.
생애 첫 16강 진출이니만큼, 조지명식도 처음 임하는 박한솔은 "16강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A조로 가고 싶다. 아무래도 커리어도 낮고, 실력도 낮다고 생각해서 뽑아갈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8강이지만, 해봐야 알 거 같다"면서 "방송할 때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따로 연락주셔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 때문에 힘이 나는 것 같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