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다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AL 사이영상 후보 '급성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9.13 05: 25

미네소타 트윈스도 놀랐다. 마에다 겐타(32)가 이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 LA 다저스를 떠나 일약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30대 초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미네소타는 지난 2월 LA 다저스에 파이어볼러 투수 유망주 브루스더 그라테롤과 외야수 루크 레일리, 2020 신인 드래프트 67번째 지명권을 보내는 조건으로 마에다와 포수 하이르 카마고, 현금 1000달러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트레이드를 진행한 데릭 팔비 미네소타 사장은 “유망주를 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마에다는 우리 로스터에 큰 영향을 미칠 투수다. 우리는 마에다가 필요했고, 이런 투수를 얻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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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가 되어가고 있다. 마에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1순위 셰인 비버(7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 패전)와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시즌 9경기에서 55⅔이닝을 소화한 마에다는 5승1패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63개 WHIP 0.74 피안타율 1할5푼8리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 WHIP-피안타율 1위,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4위, 이닝-탈삼진 7위. 이닝당 출루허용인 WHIP 부문은 양대리그 통틀어 1위에 빛난다. 비버의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라 사이영상은 쉽지 않지만 후보에 오르기엔 충분하다. 
지난 2016~2019년 LA 다저스 시절 마에다는 4~5선발이었다.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 워커 뷸러 등 특급 선발들에 밀려 시즌 후반부터 포스트시즌은 불펜으로 보직 변경됐다. 이에 지난해 시즌 후 마에다의 에이전트가 다저스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마에다를 교체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결과적으로 트레이드가 이뤄졌고, 마에다와 미네소타 모두 신의 한 수가 됐다. 풀타임 선발을 보장받은 마에다는 에이스로 도약했다. 다저스에선 타순이 3바퀴째 돌면 교체되기 일쑤였지만 미네소타에선 1선발이자 에이스 대우를 해준다. 미네소타도 호세 베리오스(4승3패 4.40) 랜디 도브낙(6승3패 3.61) 등 유망주들이 주춤한 상황에 마에다의 존재가 든든하다.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은 12일 경기 후 “세계 최고 수준의 투수(비버)를 상대로 우리 팀이 자랑하는 최고 투수(마에다)가 승리를 이끌었다. 오늘 마에다라면 어느 투수와 맞붙어도 이길 것이다”며 “마에다를 영입할 때부터 그가 좋은 투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기 와서 더 좋아졌다. 좌타자를 잡기 위해 연마한 체인지업이 성공 이유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며 성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다재다능한 선수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질 것이다. 지금보다 성장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 마에다는 미네소타에서 다저스 시절과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해 33.7%였던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이 올해 19.9%로 줄었다. 대신 슬라이더(31.5%→37.9%), 체인지업(23.7%→30.1%) 비중이 크게 늘었다. 결정구로 사용하는 체인지업은 피안타율(.082) 1할도 되지 않는 반면 헛스윙 비율이 45.1%에 달할 정도로 매우 위력적이다.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하면서 약점이었던 좌타자 피안타율(.247→.179)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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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다는 “구단이 내게 거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꽤 잘해온 것 같다”며 “미국에 와서 좌타자 상대가 줄곧 과제였다. 좌타자를 잡기 위해 체인지업을 연마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좋은 모습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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