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없어도 괜찮아' 류현진, 하이패트스볼 장인이 되어간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9.15 05: 54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의 하이 패스트볼이 올 시즌 빛을 발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8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토론토는 7-3으로 승리하고 2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에게 통산 통산 8경기(52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1.20으로 약했던 메츠 타자들은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메츠의 이 전략은 어느정도 주효했다. 1회초에만 안타 3개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올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안타 3개 중 2개가 체인지업을 때려 기록한 안타였다. 

토론토 류현진. /dreamer@osen.co.kr

류현진은 곧바로 볼배합을 바꾸며 대응했다. 1회에만 체인지업 7구를 던진 류현진은 이후 5이닝 동안 체인지업을 단 7구만 던졌다. 대신에 포심 비중을 대폭 늘리며 메츠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1회 실점 이후 게임 플랜과 볼배합을 바꿨다. 지금부터라도 이닝마다 바뀌는 상황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겠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사진] 2020시즌 포심 로케이션(왼쪽), 2019시즌 포심 로케이션 / 출처=Baseballsavant
류현진이 자신 있게 포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최근 류현진의 하이패스트볼이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17시즌까지 다양한 코스로 포심을 구사했던 류현진은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하이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올 시즌 역시 포심 대부분은 높은 코스에 형성됐다.
류현진의 포심은 평균 구속이 시속 89.8마일(144.5km)로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타자의 눈에 들어오면서도 배트에 걸리지 않는 절묘한 코스로 들어가면서 효과적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포심으로 5차례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에 더욱 적극적으로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하고 있다. 타자들의 배트를 끌어내기 쉬운 스트라이크 존 바로 위로 들어가는 포심의 비율이 15.2%에서 18.8%로 늘었다. 하이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포심 헛스윙% 역시 지난 시즌 19.9%에서 올 시즌 21.1%로 더 높아졌다. 
젊은 유망주들을 다수 확보한 토론토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며 에이스 역할을 맡기기 위해 류현진을 4년 80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이 공략당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곧바로 게임 플랜을 바꾸며 호투를 펼쳤다. 토론토가 바랐던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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