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단이 마지막 대전 원정에 나선 박용택(41·LG)을 위해 조촐하지만 따뜻한 고별식을 열었다.
한화 선수단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L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박용택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에겐 이날이 마지막 대전 원정경기였다.
한화 내야수 송광민이 개인 통산 1000안타 시상식을 마친 뒤 곧바로 박용택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LG 시절 박용택과 함께 뛰었던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과 주장 이용규가 꽃다발을 전달했다. 양 팀 선수단 모두 덕아웃 앞에 도열해서 박수를 보냈고, 홈플레이트에 모여 기념으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야구 레전드 박용택 선수의 마지막 대전 원정을 기념하며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성대한 은퇴 투어는 아니었지만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들의 진심 어린 존경과 작은 정성이 박용택에게 전해졌다. 박용택도 모자 벗어 고개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2019년 1월 LG와 2년 FA 재계약한 박용택은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기로 선언했다. KBO리그에 몇 안 되는 예고 은퇴였다.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942개)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을 위해 은퇴 투어도 추진됐지만, 뜻하지 않게 논란이 불거지자 본인이 고사했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이 박용택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다. 지난 8일 KIA 선수단이 마지막 광주 원정을 온 박용택을 위해 고별식을 갖고 기념 꽃다발을 선물했다. 양 팀 선수단이 단체 사진도 찍었다. 이날 한화 선수단까지 동참하면서 박용택의 실질적인 은퇴 투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데뷔 후 19년째 LG에만 몸담고 있는 박용택이지만 소속팀을 떠나 리그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를 향한 예우가 계속 되고 있다. LG 류중일 감독은 “앞으로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도 은퇴할 텐데 이렇게 자연스런 문화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