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전향→방출→8년 만에 데뷔’ ERA 1.49 필승조가 되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9.19 08: 10

“반드시 1군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한화 이글스 윤대경(26)이 8년 만에 1군 데뷔에 성공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윤대경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구원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구원승을 따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등판, 키움 중심타선을 상대해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정후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만루 위기를 막았다.

한화 윤대경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umi@osen.co.kr

올 시즌 1군에 처음 데뷔한 윤대경은 39경기(36⅓이닝)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1.49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어느새 승부처에서도 등판할 수 있는 필승조로 자리잡고 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65순위)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윤대경은 입단 당시에는 내야수로 프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삼성에 있던 양일환 코치(현 KIA 타이거즈 2군 투수코치)의 권유로 투수 전향을 결정했다. 
윤대경은 “양일환 코치님께서 내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시고 바로 투수를 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야수와 투수를 병행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너 방망이를 너무 못치는데 투수하는 것이 어떻겠나’라고 계속 이야기 하셨다”라면서 웃었다.
이어서 “결국 시즌이 끝나고 진지하게 투수 전향에 대해 면담을 했고 투수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대경의 프로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투수로 전향하면서 육성선수로 전환됐고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7년에는 군에 입대했고 이후 방출을 통보받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윤대경은 2019년 한화에서 새롭게 기회를 얻었다. 
윤대경은 “이제 연차로 8년차가 됐다. 처음 1군에 올라올 때부터 마냥 기쁘다는 마음보다는 어떻게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다시 2군에 내려가면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무조건 잘하자고 다짐했다”라며 1군 콜업 당시 했던 다짐을 밝혔다. 
2군 생활이 길었던만큼 부모님도 오랫동안 윤대경의 활약을 기다려왔다. 윤대경은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신다. 그게 제일 기쁘다. 내가 2군에서 잘 안되고 있을 때 내 또래 선수들이 TV에 나오면 많이 부러워하셨다. 요새는 나도 나와서 행복해하시고 좋아하신다”라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윤대경은 “부모님 집이 인천에 있는데 얼마전 관중 입장이 허용되서 인천 원정경기를 보러오려고 하셨다. 그런데 딱 그날부터 다시 무관중 경기가 시작돼서 오시지 못하셨다. 너무 아쉬워하셨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올 시즌에는 관중 입장이 어려울 수 있지만 윤대경이 1군에 계속 남아있다면 앞으로도 부모님이 직접 야구장에서 윤대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윤대경은 “이제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보다는 조금 더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기회를 받고 있고 책임감도 생겼다. 지금 기회를 잘 살려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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