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은 김향기, 나규커플♥"…이가연, '한다다'가 발견한 보석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9.19 17: 22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보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가 일품이었던 것. 아역 배우 이가연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지난 14일 이가연은 OSEN과 만나 13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 이하 한다다) 종영 소감 등을 이야기했다.
‘한다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뒤 최고 시청률 37%(96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지난 13일 100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이가연은 ‘한다다’에서 송서영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송준선(오대환)-성현경(임정은)의 첫째 딸 송서영은 발칙한 10대면서 공부에는 ‘NO관심’이다. 아이돌 그룹 ‘덕질’을 사랑하는 것부터 공부보다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은 발랄한 모습까지, 그 나이대 아이들을 대표하는 모습이 공감대를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부모님의 이혼으로 겪는 고충, ‘함묵증’에 걸린 동생을 케어하는 등 이혼 가정의 아이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단편 영화와 단역 등으로 연기를 시작한 아역 배우 이가연은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송서영’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안기며 ‘송서영’에 완벽하게 녹아든 이가연이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이가연이 ‘한다다’ 송서영이 되기까지…
‘한다다’에서 송서영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이가연이 갑자기 튀어나온 배우는 아니다. 2006년생, 올해로 15살인 이가연은 3년 전부터 연기를 시작했고, 단편영화와 단역으로 연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한다다’에 캐스팅됐다.
이가연은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정말 많이 긴장했다. 비중이 이렇게까지 큰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잘할 수 있을까 싶었고, 오디션을 보는 데 많은 배우들이 있어 겁을 좀 먹었다. 오디션에서 ‘된장찌개’ 장면을 연기했는데, 화장실 고쳐주러 온 아빠를 두고 엄마가 가라고 하자 ‘밥이라도 먹여서 보내지’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엄마를 설득하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햇다.
이어 이가연은 “2차 오디션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캐스팅 확정 소식을 접했다.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서영이요? 대책 없이 밝은 아이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을 통해 ‘송서영’ 역에 캐스팅된 이가연은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감동이었다”며 “고정으로 오래가는 작품은 ‘한다다’가 처음이었다. 합격하고 이틀 뒤가 단체 대본 리딩이어서 집에 가자마자 대본 보면서 엄청 연습했다. 설렘도 있었지만 긴장을 너무 많이 했고, 대본 리딩을 할 때는 마치 내가 TV 안에 들어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가연은 ‘송서영’을 두고 “밝고 명랑한 아이”라고 말했다. 이가연은 “이혼 가정의 아이인데,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이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마냥 밝고, 활발하기만 한 아이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은 차분하고 성숙한 아이인데 남들 앞에서는 밝게 하려는 거 같았다. 착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 학원 선생님께서 ‘느낌을 내려고 하지 말고 마음속으로 연기를 하라’고 하셨다. 진짜 마음으로 느껴서, 느끼는 만큼 연기를 하라고 강조하셨다”며 “대본을 여러 번 읽으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하려고 했다. 속으로 읽어보고, 아무런 감정 없이 읽는 등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 이유는 뭘까?’ 등을 생각하며 하얀 도화지 같은 캐릭터에 색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가연은 “송서영과 나의 싱크로율을 비교하면 70% 정도라고 생각한다. 송서영은 친화력이 정말 높은데, 나는 그만큼까지 발랄하진 않다. 처음에는 낯을 좀 가리다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면 먼저 말 걸고 그런다. 활발하긴 하지만 송서영만큼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서영이네 가족이 너무 좋아요”
높은 싱크로율을 가진 만큼 이가연은 어렵지 않게 송서영 역에 녹아들 수 있었다. 이가연은 “나랑 싱크로율도 높기도 하지만 항상 부담이 있었다”며 “밝은 연기가 오히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웃고 있다고 해서 밝거나 진짜 웃는 게 아니라 속에서 기뻐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밝은 연기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며 “눈물 연기를 해야 할 때는 그전 상황을 생각하는 편이다. ‘이 감정으로 이 대사를 하기 전에 무슨 상황이 있었을까’ 생각하고 차근차근 감정을 끌어올린다. 극한 상황을 떠올리면 슬프긴 하지만 눈물은 절대 나오지 않더라. 상황과 연관성이 있게 만들어야 몰입이 잘되고, 겪은 상황으로 생각하면 더 잘 되지만 경험이 없으면 상상으로 만들어 내서라도 하려고 했다. 감정이 잡히지 않으면 기다려 주시는 편이셔서 차분하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가연이 송서영 역에 확실히 녹아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오대환, 모녀 사이로 호흡을 맞춘 임정은이 있었다.
이가연은 “오대환 선배님이 정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어떤 작품을 고르고, 어떻게 연기를 해나가면 좋을지 등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임정은 선배님은 딸을 두고 계시는데 마침 나도 딸이지 않느냐. 내가 어떻게 컸는지, 사춘기를 어떻게 겪는지 등 일상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많이 칭찬해 주시고 예뻐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가연은 동생 송서진 역으로 호흡을 맞춘 안서연에 대해서는 “선배님들이 ‘언니 껌딱지’라고 부를 정도로 많이 붙어 다녔다. 화장실도 같이 가고, 밥도 같이 먹고, 촬영 마치고 같이 퇴근했다. 드라마에서 보이듯이 정말 친자매처럼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가연은 “서영이네 가족이 너무 좋다. 너무 좋았어서 오대환 선배님, 임정은 선배님, 안서연과 함께 계속 연기하고 싶은데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한다다’ 그리고 송서영, 15년 인생에 있어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
미소를 짓게 하는 밝은 매력부터,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정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이가연은 시청자들과 송서영에 대한 공감대를 쌓았다. 시청자들은 송서영의 밝은 모습에 웃고, 울먹거림에 함께 눈시울을 적셨다.
6개월 동안 ‘한다다’ 송서영으로 살아온 이가연은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내게는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고, 너무 좋은 기회여서 어떤 작품을 들어가거나 끝날 때 매번 생각날 것 같다”라며 “‘한다다’는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15년 인생에서의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가연은 “시즌2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시즌2가 된다면 송서영은 22살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나이의 송서영이라면 외모 꾸미기 좋아하고, 연애에 관심이 많은 아이일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뷰티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나규커플과 다재커플? 저는 나규커플♥”
‘한다다’에는 많은 커플이 등장한다. 오윤아-기도훈의 ‘가효커플’, 이민정-이상엽의 ‘나규커플’, 이초희-이상이의 ‘다재커플’이 중심이지만, 이정은-이필모, 김소라-오의식, 송다은-장원혁 등 많은 커플이 있엇다.
이가연이 연기한 송서영 역시 은근한 러브라인이 있었다. 기도훈이 연기한 박효신을 짝사랑한 것. ‘송서영’ 인물 설명에는 오윤아가 연기한 송가희와 송서영이 박효신을 두고 은근한 기싸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고 해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송가희와 박효신의 러브라인이 맺어지고, 송서영은 그 사이에서 큐피드로 활약했다.
이가연은 “기도훈 선배님에게 대시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 너무 재미있었다. 어떤 러브라인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대본에 나오는 장면에 충실했고, 나중에 ‘가효커플’이 맺어지면서 ‘썸남이 생겼다’고 말하는데, 고모를 위한 하얀 거짓말이지 않을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이가연은 극 중 화제가 된 ‘나규커플’과 ‘다재커플’에 대해 “어느 한 커플을 고르기 어렵다”며 “나규커플은 오래된 사랑, 편한 사랑이라고 하면 다재커플은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청량한 사랑이었다. 나규커플이 가을이라면, 다재커플은 봄 같았다. 그 중에서 그래도 꼽아보라면 나는 친구 같은 연애가 더 오래간다고 생각해 나규커플이다. 재미있는 건 다재커플이다”고 말했다.
배우 이가연 인터뷰./ rumi@osen.co.kr
▲ “롤모델은 김향기…어떤 캐릭터를 해도 최선, 최고의 노력을 할 거예요”
이가연은 ‘한다다’를 통해 주목을 받으며 차기작 기대감을 높였다. 연기를 시작한 지는 3년째.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눈도장을 찍은 이가연의 롤모델은 아역배우로 시작해 ‘믿보배’로 성장한 김향기다.
이가연은 “‘증인’과 ‘신과 함께’를 봤는데, ‘증인’은 김향기 선배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봤었다. ‘증인’에서의 캐릭터와 ‘신과 함께’ 캐릭터는 정반대에 있고 비슷한 점을 찾아볼 수 없는데 너무 소화를 잘하셔서 같은 인물이 맞나 싶었다. 그런 점을 본받고 싶다”며 “나 역시 어떤 캐릭터를 해도 ‘너무 잘한다’, ‘최고다’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 최고의 노력을 다해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가연을 ‘배우’의 길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사극이다. ‘해를 품은 달’을 보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최애 드라마 역시 사극 ‘밤을 걷는 선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다.
이가연은 “연기를 하게 된 계기가 사극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를 품은 달’을 보고 푹 빠졌고, 마치 동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밤을 걷는 선비’는 3번 정주행할 정도로 좋아한다”며 “사극을 하게 된다면 여리여리한 이미지의 캐릭터보다는 사이를 갈라놓거나 질투하는 방해물이 되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가연은 “‘이 배우 알아?’라고 했을 때 다 안다고 하진 않더라도 ‘연기 잘하는 배우잖아’라는 말을 듣고 싶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더 노력해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연기로 인정을 받고 싶다”는 배우로서의 꿈을 전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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