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희망고문으로 끝날 것인가.
롯데는 지난 한 주를 4승3패로 마무리 지었다. 키움, LG, NC와의 상위권 3팀과의 경기였고 더블헤더와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피로가 쌓이는 일정 속에서 5할 승부 이상을 기록했다.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의 순위는 7위다. 56승53패 1무로 6위 KIA와 3경기 차, 5위 두산과는 3.5경기 차이가 나고 있다. 지난 주 기준으로 6위 KIA와의 승차는 0.5경기만 줄었을 뿐이다. 5위권과 승차는 대신 1.5경기나 줄였다. 시나브로 승수를 쌓고 있기에 승차가 줄어드는 속도도 더디다. 추격전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5할 승률에도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지난 한 주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15~16일 주중 키움과의 2연전을 모두 잡아냈지만 17~18일 LG 2연전에서 연승의 기세를 잇지 못했고 1승1패를 마크했다. 그리고 19일 NC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지만 20일 열린 더블헤더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주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준 잔상이 크다.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모양새가 반복되고 있다. 치명적인 장기 연패는 없지만 가장 필요한 연승이 없다. 여름부터 치고 올라갔고 가을야구까지 밟았던 지난 2017년과 비견되는 올해 후반기의 상승세지만, 차이점이라면 순위표를 요동치게 만들 긴 연승이 없다는 점이다. 긴 연승 한 번이면 순위표를 뒤바꿀 수 있지만 올해는 연승의 동력이 생기지 않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본격적인 추격전을 위한 ‘D-데이’를 언급하며 총력전 시점을 언급했지만 이제는 모든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2017년의 상승세를 경험했던 전준우는 “당시에는 상위권 팀들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올라갔지만 올해는 경쟁팀들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경쟁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에는 상위권에 포진했던 팀들이 몰락하며 롯데가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올해는 상위권 팀들이 꾸준히 승수를 수확하고 있다. 롯데의 보폭이 상위권 팀들과 같다면 결국 반전 없이 시즌이 마무리 될 수 있다. 롯데에 이제 남은 경기는 34경기에 불과하다.
꾸준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계산이 서는 경기를 펼쳐야 하지만, 롯데의 경기력은 종잡을 수 없었다. 타선은 침묵하다가 한 이닝에 몰아쳐 빅이닝을 만들어 기적같은 승리를 이끌기도 했고, 몰아쳤던 타선이 순식간에 식어버리며 힘을 잃는 경우가 빈번했다. 기복 있는 타선은 투수진의 운영도 험난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제 롯데는 이번 주 KT, 한화, KIA를 차례대로 만난다. 무서운 상승세로 5강 경쟁 상대가 아닌 상위권 팀이 된 KT를 상대로 7승3패로 앞서있지만 시즌 초중반 KT의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전적이다. 한화에는 8승3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일단 KT, 한화를 상대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한 뒤 현재 가장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KIA를 만난다. KIA를 상대로는 올해 4승9패로 열세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
과연 롯데는 답보상태의 5강 추격전의 현재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