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팀 통산 1000번째 세이브를 기록을 세운 날, 정우람(35)의 ‘공을 놓아버린’ 투구가 눈길을 끌었다.
정우람은 지난 23일 대전 두산전에서 6-5로 앞선 9회초 2사 2루에서 김재호를 상대로 2구째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그런데 왼팔이 넘어오는 과정에서 갑자기 힘을 빼고 공을 손에서 놓아버렸다.
이미 투구 동작에 들어간 상황이라 공을 던지지 않으면 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보크를 피하기 위해 볼 하나를 감수하고 공을 놓았다. 힘 없이 데굴데굴 굴러간 공을 포수 최재훈이 일어나 옆으로 가서 잡았다. 정우람은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정우람의 이 모습을 덕아웃에서 지켜본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4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최원호 대행은 “또 넘어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내딛는) 다리가 걸린 것 같다. 보크를 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고 말했다.
정우람 나름대로 기지를 발휘해 보크를 피했다. 다만 정우람의 갑작스런 부자연스런 동작에 최원호 대행은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최원호 대행은 “지난번 (마운드에서) 넘어진 게 생각이 났다”며 혹시 모를 부상 발생을 걱정했다. 정우람은 지난 6월24일 대구 삼성전 투구 후 빗물에 미끄러져 마운드에서 넘어졌고, 오른쪽 발목 염좌 진단을 받아 보름여 공백기를 가진 바 있다.
한편 정우람을 비롯해 강재민, 윤대경 등 22~23일 두산전에서 연투를 소화한 한화 필승조들은 이날 롯데전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최원호 대행은 “이틀 동안 열심히 던졌으니 오늘 쉬어야 한다. 또 다른 투수들이 못 던지란 법 없다. 남은 자원으로 잘 운용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날 노수광(좌익수) 임종찬(우익수) 하주석(유격수) 반즈(중견수) 노시환(3루수) 최재훈(포수) 송광민(1루수) 강경학(2루수) 최진행(지명타자)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2주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워윅 서폴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