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x하지원이 '담보'의 주제이자 영혼..박소이 열연[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9.25 10: 48

국내를 대표하는 신예 중국어 동시통역사로 성장한 승이(박소이 분). 그녀가 그렇게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아빠 같은 두석(성동일 분), 종배(김희원 분) 덕분이었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993년 인천의 한 동네에서 사채업자로 살아가는 두석과 종배는 군 복무시절부터 가까게 지낸 사이다. 형제처럼 지내는 이들은 빚진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협박하는 일이 하루 주된 일과인데 9살 승이를 만난 건 어느 날 오후였다.
엄마(김윤진 분)와 함께 시장에 다녀오던 승이는 돈을 달라고 채근하는 두석과 종배를 경계하며 반항하다가 그들의 담보가 되고 만다.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강대규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 '담보'(감독 강대규,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JK필름・레드로버・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연)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소녀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가 부성애를 발휘해 승이를 반듯하게 키워낸다는 스토리가 핵심이다. 보잘 것 없이 약하고 가난한 아이가 철딱서니 없지만 정 많은 아저씨들의 보살핌을 받아 함께 성장해 나가는데 꽤 유쾌하고 따뜻하다.
두석 역의 성동일이 특유의 코믹 연기톤과 진한 부성애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완성했다. 겉으론 무뚝뚝하고 차가워보이는 종배는 김희원의 표정 연기 때문에 반전이 생겼다.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극 초반 웃음을 살린다. 아역배우 박소이가 표현한 어린 승이는 아이의 슬픈 사연에 관객들이 금세 이입하게 만들어 눈가가 젖어든다.
영화 포스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승이가 두석의 품에서 자라면서 보석 같은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이는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맡은 아이를 잘 키워야한다는 가장의 무거운 사명감이자 부성애다.
다만 대신 남의 자식을 키운다는 이야기는 다소 흔한 만큼 식상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차곡차곡 쌓인 두석과 종배, 승이의 서사는 마침내 고난과 역경에 비례해 큰 감동과 울림을 안긴다. 성동일, 박소이, 하지원, 김희원의 연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성동일의 연기가 곧 영화의 주제이자 영혼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깊은 감흥을 안긴다. 러닝타임 113분. 9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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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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