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감독의 기대에 이대성(30, 오리온)이 화답했다.
고양 오리온은 26일 오후 2시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4강전’에서 전주 KCC를 101-77로 물리쳤다. 결승에 선착한 오리온은 4강 2경기 KGC 대 SK의 승자와 27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오리온의 새 외국선수 디드릭 로슨은 30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최진수가 17점, 5어시스트를 보탰고, 이대성이 15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공수를 지휘했다.
‘FA 최대어’ 이대성을 영입하며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 어깨에 짊어진 갑옷을 벗고 훨훨 날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이대성은 ‘잘하면 영웅, 못하면 역적’이란 극단적인 평가를 듣곤 한다.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이 오리온에서 부담감을 털고 원하는 농구를 마음껏 펼치도록 돕겠다는 말로 계약을 이끌어냈다.
전소속팀 KCC를 상대로 이대성은 펄펄 날았다. 미스매치를 활용해 자신있게 슛을 쐈고, 수비가 붙으면 동료들에게 공을 빼줬다. 190cm인 이대성이 가드를 보면서 KCC는 미스매치로 여간 고전한 것이 아니었다. 182cm 유현준이 이대성을 막기는 다소 힘에 부쳤다.
경기 후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은 잘할 때는 잘하고 못할 때는 못한다. ‘지금부터 쇼를 하면 안된다’고 했다. 대성이가 합류해서 팀에 도움이 많이 된다. 본인도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오늘 갑옷을 완전히 벗고 유니폼을 입었다. 자기 득점보다 동료를 살려줬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강을준 감독의 말을 이대성에게 전했다. 이대성은 활짝 웃으며 “이제 시작이다. 농구가 너무 재밌다. 동료들과 서로 믿으니까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잘 맞는다”며 웃었다.
최진수는 이대성 가세에 대해 “공격에서 해결해줄 수 있다. 대성이가 선수를 살려주는 플레이 잘해준다. 워낙 수비는 국내에서 최고였다. 정말 팀에 많은 플러스 요인”이라며 농담을 했다.
이대성은 “위디까지 복귀하면 팀이 더 무서워질 것 같다. 신장도 크고 워낙 똑똑한 친구다. 위디가 골밑에 있으면 앞선수비의 압박효과도 클 것”이라 기대했다.
강을준 감독은 “대성이가 가끔은 갑옷을 입을 것 같다”면서 농담조로 그의 개인플레이를 경계했다. 최진수도 “대성이가 아직은 갑옷을 덜 벗었다”며 받아쳤다.
오리온 가세로 활짝 웃고 있는 이대성은 이미 마음의 짐을 덜고 행복농구를 하고 있다. 분위기가 좋은 오리온의 상승세가 무섭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군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