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댄 스트레일리가 에이스의 진가를 보여줬다. 실책을 범한 한동희를 격려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스트레일리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이라이트는 1-1 동점으로 맞선 8회초였다. 2사 후 박정현을 3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수비 실책에 나왔다. 공을 잡은 롯데 3루수 한동희의 1루 송구가 높게 향했다. 송구 실책으로 이닝 종료가 되어야 할 상황이 2사 1루로 바뀌었다.

스트레일리는 후속 노수광에게 초구에 중전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노병오 롯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실책으로 위기의 빌미를 제공한 한동희는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그런 한동희를 바라보며 격려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성열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노시환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한동희가 이번에는 침착하게 잡아 2루로 송구하며 1루 주자를 잡아냈다. 이닝 종료,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극복한 순간이었다.
위기 뒤 기회. 롯데는 8회말 한화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이대호의 안타, 이병규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기회에서 대타 전준우가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실책으로 무너질 수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막아낸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만든 귀중한 승리였다.
한편 이날 스트레일리의 총 투구수는 100개로 스트라이크 70개, 볼 30개였다. 최고 146km 직구(53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9개) 체인지업(6개)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한화 타자들이 맥을 못 췄다. 시즌 탈삼진을 172개로 늘린 스트레일리는 이 부문 2위 드류 루친스키(NC·142개)와 격차를 30개로 벌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