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던'도 격이 다른 한만두 Jr. 주먹 부른 바티스타 소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02 19: 35

1999년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방’을 터뜨린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답게 ‘빠던’도 격이 다르다. 이른바 ‘한만두 주니어’로 불리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역대급’ 배트 플립으로 찬사를 받았다. 
타티스 주니어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 2차전에서 6회 추격의 스리런 홈런에 이어 7회 쐐기 투런 홈런까지 폭발, 샌디에이고의 11-9 역전승을 견인했다. 
6회 스리런 홈런을 치고 난 뒤 샌디에이고 덕아웃을 바라보며 크게 포효한 타티스 주니어는 7회 연타석 홈런 이후 화려한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홈런 직후 시크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으로 배트를 가볍게 위로 던졌다. 샌디에이고 덕아웃을 응시하며 천천히 1루로 뛰어가는 여유까지 보였다. 

[사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트 플립은 투수를 자극하는 행위로 간주돼 메이저리그에선 오랜 기간 금기시된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타티스 주니어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배트 플립을 하며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날 타티스 주니어의 배트 플립에 현지 언론과 팬들도 ‘역대급 배트 플립’이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호세 바티스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LB.com은 지난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역대급 배트 플립을 선보인 ‘왕년의 거포’ 호세 바티스타를 소환했다. 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바티스타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7회 3-3 동점 상황에 결승 스리런 홈런을 친 뒤 상대 덕아웃이 있는 1루 쪽으로 배트를 하늘 높이 집어 던졌다. 
워낙 극적인 상황이긴 했지만 상대팀 도발 의도가 다분했다. 결국 주먹 다짐의 발단이 되고 말았다. 이듬해 5월 바티스타의 거친 슬라이딩에 격분한 텍사스 루그네드 오도어가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벌써 4~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끊임없이 회자되는 사건이다. 
이날 타티스 주니어의 배트 플립은 주먹을 부른 바티스타에 비교될 만큼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MLB.com은 ‘타티스 주니어가 배트를 던지자마자 사람들은 바티스타를 떠올리며 비교했다’며 ‘경기장에 관중이 없었지만 4만명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구르게 하는 것처럼 크게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사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타티스 주니어는 담담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오늘 배트 플립은 내 커리어에서 최고가 아니다”며 도미니카 윈터리그 때 아버지가 이끄는 팀에서 더 크게 배트 플립을 해왔다고 밝혔다.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야구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타티스 주니어는 홈런 후 배트를 어깨 위로 던지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이날 배트 플립은 얌전한 표현에 가까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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