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스포츠전문방송사 ’ESPN’은 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중계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에게 마이크를 착용해 ‘실시간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중 인터뷰는 대부분 감독이나 덕아웃에서 경기를 직접 뛰지 않는 선수들이 해왔다. 경기를 뛰는 선수와 인터뷰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포스트시즌 큰 경기에서 파격적인 진행을 하고 있다.
시도는 참신하지만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크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경기를 뛰는 선수 인터뷰는 별로다. 앞으로 다저스 선수들이 경기 중 인터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다저스는 베테랑 3루수 저스틴 터너가 2회초 수비 중 마이크를 착용한 채 ESPN 중계진과 인터뷰를 했다. 경기에 집중해도 모자랄 상황에 인터뷰를 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나 올스타전도 아니고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포스트시즌 경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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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에야 인터뷰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 아무리 야구가 진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뒤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처럼 다른 팀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는 건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컵스 데이비드 로스 감독도 같은 입장이었다. 로스 감독은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만약 인터뷰하던 선수가 실수를 하게 된다면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실수는 야구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만 더 많은 비판의 길을 열어주게 된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2017~2019년 3년간 ESPN에서 해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한 로스 감독은 방송사 입장도 잘 안다. 그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송사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조금 산만하다. 내가 유격수인데 3루에서 수다를 떤다면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선수의 욕설이 여과없이 전파를 타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3회초 수비 때 인터뷰를 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중견수 마이크 로리아노는 2루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내뱉었고,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중계에 노출됐다. ESPN의 시도에 현지 기자들과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