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이적 첫 해에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한 가지 숙제는 분명하게 남겼다. 직구 스피드 유지다.
류현진은 강속구를 앞세운 파워피처가 아닌 피네스 피처(정교한 제구와 구속 변화로 타자를 상대하는 기교파 투수)다. 포심과 투심 외에도 체인지업, 커터, 커브, 슬라이더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구사한다. 그렇지만 패스트볼이 평균 90마일(144.8km) 정도는 기록해야 제구력도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3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직구 구속과 성적의 상관 관계를 지적했다.

류현진이 올 시즌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리그 4위)를 기록했다. 67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72개, 볼넷 17개였다.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1볼넷 7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매체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로 올 시즌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얼마나 가치 있었는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지난 겨울 계약 당시 언급된 많은 나이, 내구성, 아메리칸리그 적응 등 여러 물음표를 지웠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매체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며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 저하 문제를 언급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9시즌 시속 90.6마일(145.8㎞)에서 올해 89.6마일(144.2㎞)로 1마일 가량 떨어졌다. 매체는 "류현진이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절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류현진은 직구 구속이 많이 떨어진 경기에서는 난타당하며 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류현진은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을 포함해 직구 평균 구속 88마일(141.6㎞) 이하를 기록한 3경기에서 23피안타 1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평균 89마일(143.2㎞) 이상 기록한 10경기에서는 45피안타 10자책점을 기록했다"며 상당히 차이가 나는 성적을 비교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2019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1마일(149.8km)이었다. 선발 투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6마일(149.0km)이었다. 류현진의 올해 직구 스피드는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3마일 이상 느리다.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토론토의 에이스가 분명하지만, 비시즌 동안에 몸을 더 잘 만들어서 돌아와야 한다"고 과제를 언급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