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스페셜' 나훈아, 언택트 공연 포기 못한 이유 "코로나에 물러설 수 없어" [어저께TV]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0.04 06: 52

가황 나훈아가 데뷔 이래 첫 언택트 공연을 성료했다.
지난 3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이하 '나훈아 스페셜')에서는 나훈아 콘서트의 본 공연, 미공개 영상, 제작 비하인드 등이 공개됐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을 위해 24년 만에 KBS를 찾았다. 나훈아는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며 콘서트를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본격적인 기획은 6월부터 시작됐다. 당초 공연은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외 공연은 곧 실내 무관중 공연으로 대체됐다. 코로나19 여파였다. 
나훈아는 "54년째 가수로 살아왔는데 연습만이 살길이고 연습만이 특별한 것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라는 신조로 데뷔 이래 첫 언택트 공연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1부 '고향', 2부 '사랑', 3부 '인생'으로 구성됐다. 먼저 나훈아는 1부에서 '고향으로 가는 배', '고향역', '고향의 봄'과 '모란 동백', '물레방아 도는데' '명자!' '머나먼 고향' '너와 나의 고향' '홍시'를 열창했다.
이어 2부에서는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 '무시로', '울긴 왜 울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사모', 웬수', '18세 순이', '갈무리', '비나리', '영영' 등을 불렀고, '테스형!', '잡초', '딱 한번 인생', '공', '청춘을 돌려다오', '남자의 인생', '번지 없는 주막', '고장 난 벽시계', '자네', '사내'로 3부를 구성했다.
나훈아는 공연 내내 언택트 콘서트의 아쉬운 마음과 코로나19 타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나훈아는 "우리는 지금 별의별 꼴을 다 보고 살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서로 눈도 좀 쳐다보고, 거기다가 '오랜만입니다' 하면서 손도 좀 잡아보고 이거 뭐가 좀 보여야 뭘 하든지 하지. 눈빛도 잘 보이지도 않고"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나훈아는 김동건 아나운서와 토크에서 "처음 우리가 이 공연을 기획할 때는 홀이 아닌 밖이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을 모셔놓고 공연이 아주 매머드하게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아무것도 안 됐다. 사실 정말 애 먹었다. 만약에 못하게 하면 내가 코로나19한테 질 수는 없고 기타하고 피아노 하나만 올려 주면 내가 혼자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나훈아는 공연명을 '대한민국 어게인'으로 지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나훈아는 "우리는 지금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다.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이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서 팔고.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말을 잘 따르는지. 미국이나 유럽 보십시오.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만들었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고맙다"고 외쳤다.
공연을 마친 나훈아의 소회도 공개됐다. 방송 이후 이훈희 제작2본부장을 만난 나훈아는 "힘들었다. 정말로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군대에 위문 공연을 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마이크도 안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꽉 찼다. 마이크도 없이 음악도 없이 군가 부르듯이 '사랑은 눈물의 씨앗' '님 그리워'를 불렀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 코로나19, 이 보이지도 않는 이상한 것 때문에 절대 물러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끝까지 나훈아는 가황다웠다. 나훈아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 가수다. 남는 게 웃기는 거다. 뭘로 남는다는 말 자체가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8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와서 끝나고 나니까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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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훈아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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