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팀) 결과는 안 봅니다.”
최근 5경기 4승1패로 상승세인 7위 롯데가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5위 두산에 3경기, 6위 KIA에 2경기 차이로 추격권이다. 잔여 23경기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선 롯데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산이나 KIA의 성적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매일 순위표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허문회 롯데 감독은 경쟁팀들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허문회 감독은 “경쟁팀 결과에 관계 없이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두산이나 KIA의 패배를 바라는 것을 두고 복권 당첨에 비유했다.

허 감독은 “복권을 살 때는 당첨될 것이란 꿈을 꾸지만 과장되게 말하면 허황된 꿈이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이기고 싶다고 해서 다 이길 순 없지만 1경기씩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요행이나 어부지리를 바라지는 않겠다고 했다.
두산이나 KIA가 부진해도 롯데가 못하면 역전 5강은 불가능하다. 경쟁팀 결과보다는 눈앞의 경기부터 잡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역전 기회가 온다. 두산과는 2경기, KIA와는 1경기가 남아있어 직접적으로 격차를 좁힐 기회도 있다.
잔여 23경기에서 롯데는 총력전 태세로 임한다. 허 감독은 “남은 경기들을 위해 시즌 초중반까지 무리하지 않고 선수들을 세이브했다. 남은 경기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총력전을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총력전을 선언했지만 순리를 거스르진 않는다. 3일 사직 한화전에선 연투를 한 마무리 김원중에게 불펜 대기 없이 휴식을 줬고, 다리 근육통에도 출장 의지를 보인 외야수 정훈을 벤치에 앉히는 결정을 내렸다.

투타의 핵심이 빠졌지만 1회부터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0-0으로 크게 이겼다. 마무리가 쉬는 날 대승이란 이상적인 결과였다. 하늘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묵묵히 추격 중인 롯데에 ‘가을야구’ 복권 당첨의 행운이 찾아올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