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야수 오윤석(28)이 KBO리그 39년 역사 최초로 만루 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로 역사를 썼다.
오윤석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데뷔 첫 만루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7타점으로 대폭발하며 롯데의 14-5 승리를 이끌었다.
1회 2루타, 2회 안타, 3회 홈런에 이어 5회 우중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리며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KBO리그 역대 27번째로 롯데 선수로는 1987년 정구선, 1996년 김응국에 이어 3번째. 역대 최소 5이닝, 최소 4타석 타이 기록도 세웠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4/202010041658778765_5f79950e957ba.jpg)
무엇보다 만루 홈런을 동반한 사이클링 히트는 KBO리그 39년 전체를 통틀어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앞서 26번의 사이클링 히트에서 만루 홈런은 한 번도 없었다. 생애 첫 만루 홈런을 친 날 사이클링 히트까지, 오윤석에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하루였다. 검색어 1위 등극 소식에는 “가문의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다음은 경기 후 오윤석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8월2일 ‘자이언츠TV’ 퇴근길 코너에서 한 경기 3홈런보다 사이클링 히트가 꿈이라고 했는데 그 꿈을 이룬 소감은.
▲ 진짜 꿈을 꾸는 것 같다. 이게 현실이 맞나 싶다.
-5회 타석, 3루타 하나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했나.
▲ 거짓말이 아니라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었다. 맞는 순간 안타가 됐는데 덕아웃에서 ‘가! 가! 가!’라고 소리치는 게 들렸다. 1루를 밟는 순간 ‘아, 3루타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 악물고 뛰었다.
-기록 달성 후 덕아웃에서 누가 가장 축하해줬나.
▲ 누구 하나 꼽을 수 없이 다 같이 축하해주시며 안아주셨다. 상대팀이지만 3루수 노시환 선수랑 정진호 선배도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야구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축하해주셨다.
-3루타를 치고 나서 잠시 고개를 숙였는데.
▲ 숨이 차기도 했고, (기록이) ‘됐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을 이뤄 살짝 울컥하기도 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4/202010041658778765_5f79950ed1ac1.jpg)
-주전 2루수로 나섰기에 가능한 기록이기도 하다.
▲ (안)치홍이 형은 대선수이고, 우리 팀에서 중요한 선수다. 치홍이 형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 수비, 공격 모두 순위 싸움 중인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2014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1군에 올라오기까지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는데.
▲ 그런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살짝 지나가면서 울컥했다. 내가 부족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젠가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원동력은.
▲ 그동안 운동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운동량을 많이 가졌지만 올해는 심리적으로 변화를 줬다. 이전에는 일희일비를 많이 했다. 실수를 하면 거기에 빠져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원래 책 같은 건 읽지 않았지만 올해는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기도 했다. 2군에 있을 때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님들께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름대로 만들어보려 노력했다. 이전에는 일어나서 바로 구장에 출근했다면 지금은 출근 전 1시간 정도 하루 연습을 어떻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2014년 입단 첫 해 비시즌에 이대호가 “폼이 좋다”는 칭찬으로 기사가 난 적이 있다.
▲ 프로에 와서 내 이름으로 나온 첫 기사가 이대호 선배님이 말씀하신 내용이다. 당시 대호 선배님은 해외(일본 소프트뱅크)에 계실 때였는데 잠깐 팀에 오셔서 같이 운동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는데 대선배님이 좋은 말씀까지 해주셔서 영광이었다. 직접 들은 말은 아니었지만 기사를 통해 ‘내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오늘도 기록 달성 후 대호 선배님이 정말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사이클링 히트 꿈을 이뤘는데 앞으로 이루고 싶은 또 다른 꿈이 있다면.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4/202010041658778765_5f79950f1d837.jpg)
▲ 나뿐만 아니라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한 팀의 주전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일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