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들도 오윤석 축하, 대기록에 빛난 스포츠맨십 [오!쎈 부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05 00: 05

“야구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축하해주셨다.”
롯데 오윤석(28)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오랜 꿈이었던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순간, 사직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축하한다. 비록 무관중 경기로 팬들은 없었지만 같은 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상대팀 선수들까지 축하하며 훈훈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오윤석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1회 2루타를 시작으로 2회 안타, 3회 홈런에 이어 5회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27호, 롯데 구단 3호.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무엇보다 만루 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는 지난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39년 통틀어 최초의 역사였다. 데뷔 첫 만루 홈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5회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까지 해냈다. 두 달 전 구단 자체 방송 ‘자이언츠TV’에서 말한 사이클링히트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오윤석은 타구가 우중간을 가르는 순간 이를 악물고 3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도달한 뒤 잠시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1루 덕아웃의 롯데 선수들이 큰 환호를 내며 기뻐했다. 손아섭의 땅볼 때 득점을 하고 덕아웃에 들어오면서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같은 팀 롯데 선수들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후 오윤석은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다 같이 축하해주셨다. 상대팀이지만 한화 노시환 선수, 정진호 선배도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야구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축하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비록 경기를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같은 동업자인 한화 선수들도 오윤석의 대기록을 축하하며 훈훈한 스포츠맨십을 보였다. 정진호의 경우 두산 소속이었던 지난 2017년 6월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역대 최소 5이닝, 4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해낸 바 있다. 이날 오윤석이 최소 5이닝 사이클링 히트로 정진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2014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해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렀던 ‘무명’ 오윤석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이었다. 같은 선수이자 야구인으로서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축하했다. 오윤석은 “어려웠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흘러가 울컥했다”며 “이게 현실인가 싶다. 꿈만 같다”는 말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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