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시간은 흘러가는데...묵혀둔 백업들로 반등 동력 얻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05 13: 09

아직까지 5강을 노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지만 새로운 반등 동력을 얻었다. 
늘 한가위만 같기를 바랄 것 같은 롯데의 지난 한 주였다. 추석 연휴 기간 만난 LG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 한화를 상대로는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5위 두산과의 승차는 여전히 3경기 차이. 6위 KIA와의 승차는 1경기 차이로 바짝 좁혔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10월이다. 
하지만 시간은 롯데의 편이 아니다. 22경기만 남겨두고 있고 5위권과 승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63승58패, 승패마진 +5에 해당하는 성적이지만 아직 이겨야 할 경기들은 다른 팀들에 비해 많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9월 막판까지만 하더라도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롯데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체력 관리는 자신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실제로 롯데는 장기 부상 선수의 수를 현저하게 줄이며 시즌을 꾸려갔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를 하더라도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체력을 세이브 했다고 하더라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경기력에서도 나타났다. 가장 적은 경기 당 12.03명의 야수들을 사용하면서 주전급 선수들에 의존했던 결과였다. 경직된 엔트리 운영은 올 시즌 허문회 감독의 롯데를 따라다닌 끊임없는 물음표였고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반등했다. 백업 선수들에 대한 활용의 빈도가 늘어나면서다. 묵혀뒀던 백업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다시금 5강의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안치홍의 부상 이탈 공백을 훌륭하게 채우고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아가는 오윤석이 대표적. 오윤석은 지난 4일 사직 한화전에서 2루타, 단타, 만루홈런, 3루타를 때려내며 역대 27번째 힛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달 29일 잠실 LG전 3안타를 비롯해 앞선 3일 멀티 히트 활약 등 지난 주 거둔 5승 중 3승을 오윤석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10경기 타율 5할(36타수 18안타) 3홈런 16타점 10득점의 맹타. 
정훈이 내전근 통증으로 몸 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가운데 리드오프로 만점 활약을 해주고 있고 다소 우려가 있었던 2루 수비에서도 안치홍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오윤석이 윤활유 역할을 해주면서 타선의 전체적인 활력이 살아났다. 시즌 내내 묵혀뒀던 백업 선수들에게 눈을 돌렸고 반신반의의 시선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오윤석이 맹타를 휘두르고 덩달아 타선까지 깨우자 지난 3~4일 한화전 2경기 모두 대승을 거뒀다. 딕슨 마차도,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등 주전급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경기에서 일찍 제외시켜 체력을 아끼는 등 소득도 있었다.
오윤석 뿐만 아니라 외야수 김재유 역시 민병헌의 부진, 정훈의 통증으로 인한 외야 한 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 뒤늦게 합류한 이병규도 해결사 기질을 과시하며 오윤석과 함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오랜 시간 1군 그라운드가 아닌 곳에서 묵혀둔 선수들이 1군에 등장하면서 롯데도 새로운 동력이 생겼고 다시금 희망이 생겼다. 
이제 롯데는 이번 주 KT, 삼성을 만난다. 상위권과 하위권에 포진한 두 팀을 상대로 지난 주의 기세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 새 활력과 함께 롯데의 반등은 이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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