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에서 이른 축배는 종목을 망라해 경계 대상 1호다. 승리에 만족하면 향후 경기 분석에 영향이 가게 되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LOL e스포츠의 국제전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또한 궤를 같이한다. 단판인 그룹 스테이지와 다르게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다전제로 이루어져 꼼꼼한 준비 없이는 좋은 성적을 이어가기 힘들다.
담원의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식한 듯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담원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린 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징동, 로그를 연달아 꺾고 2연승을 달리고 있다. 경기 내용도 각각 전투, 운영 부분에서 흠잡을데 없었다. 중국, 유럽 지역의 강팀으로 꼽히는 두 팀은 담원의 팔색조 같은 모습에 이렇다할 반격을 날리지 못했다.
지난 4일 로그전을 마친 후 OSEN과 화상 인터뷰에 응한 허수는 담원의 속도에 버거워했던 지난 3일의 징동에 대해 “운이 많이 따랐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경기를 회상한 허수는 두 팀이 끊임없이 날카로운 노림수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여러 전략이 오가는 상황에서 담원이 한끗 차이로 이득을 봤고, 이는 큰 스노우볼로 이어졌다. 허수는 “서로 무력으로 대결하다 우리의 이득이 더 많아 한쪽이 크게 깨진 느낌이다”고 전했다.


그래서 허수는 오는 9일 한번더 징동을 상대할때도 “방심하면 안된다”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징동 또한 이를 갈고 있다. 무기력한 패배에도 금방 털고 일어선 징동은 지난 4일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PSG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23분 만에 넥서스를 완파하는 압도적인 경기였다. 허수는 “2라운드 결과를 예상할 수 없으니, 꼼꼼하게 다음 징동전도 준비할 것이다”고 밝혔다.
담원의 다음 매치업은 B조 4시드 PSG다. PSG는 개막 후 로그, 징동에 연이어 패배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담원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 허수는 PSG의 ‘깜짝 전략’에 대해 주목했다. 허수는 “PSG가 성적이 나빠도 우리와 경기할때는 어떤 필살기를 준비할지 모른다”며 “최대한 우리의 전략을 다듬겠다.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담원이 개막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탔기 때문에 허수의 그룹 스테이지 목표도 다시금 확고해졌다. 허수는 “로그와 경기를 보며 팬들의 걱정이 많았을 것 같다. 우리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분위기 타서 꼭 조 1위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