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1회에 마운드에 있는 선수로부터 시작된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주 극과 극의 분위기에서 서울 원정을 마쳤다. 2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는 싹쓸이 승리를 거뒀지만,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던 두산 베어스에게는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키움전을 마치고 5위였던 KIA는 다시 6위로 떨어졌다.
선발 투수가 희비를 갈랐다. 3연전 기간 동안 KIA는 선발 투수들이 비교적 잘 버텼다. 9월 29일 선발 투수 임기영이 4⅓이닝 3실점을 했지만, 타선이 힘을 내면서 승리를 잡은 것을 제외하면 30일 드류 가뇽의 7이닝 2실점 역투, 1일 김현수의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반면, 3연패의 기간은 선발이 모두 흔들렸다. 2일 두산전에서 양현종이 5회까지 2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6회 흔들리면서 주자를 연이어 내보냈고, 결국 뒤이어 올라온 장현식이 선행 주자에게 모두 홈을 허용하며 양현종은 5이닝 6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아홉수'에 6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3일 등판한 이민우는 1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을 하며 2회 교체됐고, 4일에는 4일 휴식 후 등판한 임기영이 4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윌리엄스 감독으로서는 가장 아쉬운 패배 시나리오였다. 3일 경기를 앞두고 윌리엄스 감독은 “1회에 마운드에 있는 선수부터 시작을 한다. 선발이 제대로 안 되면 나비효과가 일어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견고하게 수비를 가지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다리 역할을 해줄 불펜도 중요하다. 선발 투수가 5회까지 투구수가 많았을 때 6회부터 책임져줄 불펜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모두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윌리엄스 감독이지만, 결국 시작은 선발 투수인 만큼 선발진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그러나 연패 기간 동안 선발이 버티지 못하면서 윌리엄스 감독이 생각한 ‘이상적인’ 야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1993년 생 젊은 선발 자원인 임기영과 이민우가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 KIA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임기영은 9월 이후 등판한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9.00(22이닝 22실점), 이민우는 4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13.89(11⅔이닝 19실점 18자책)으로 크게 흔들렸다.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가정사로 미국으로 떠나 있어 윌리엄스 감독은 믿을 투수인 양현종과 가뇽의 4일 휴식 등판을 예고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만큼, 선발에 대한 빈자리 고민이 큰 KIA로서는 이들의 안정적인 피칭이 필요하다.
이들이 아직 완성형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윌리엄스 감독은 “(임기영과 이민우는) 미래 구상에 있는 선수들”이라며 이들이 지금의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하기를 바랐다.
반가운 활약을 펼친 선수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기용도 예고했다. 3일 이민우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김기훈은 5이닝 동안 3실점을 하며 롱릴리프로 역할을 다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모든 구종을 써서 스트라이크를 공략해 좋았다"라며 다음주 한화와의 더블헤더를 치르는 만큼 임시 선발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후보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