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는 올해를 앞두고 큰 도전을 결정했다.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약 9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해 2019년까지 298경기 136승 77패 2홀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에이스로 자존심을 이어갔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 개막이 뒤로 밀리고,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변수가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위력적인 공을 보여주며 선발 투수 경쟁에 한 발 앞서 나가는 듯 했지만, 개막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나왔다.
'불운한 1년'이 되는 듯 했지만, 팀의 선발 공백으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옮겼고, 올 시즌 8경기(선발 7차례)에서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신인왕 후보로 충분하다"라며 '루키' 김광현의 모습을 조명했다.
김광현이 낯선 타지에서 성공기를 쓰고 있는 동안 아내 이상희 씨는 한국에서 아이들과 남편의 활약상을 지켜봤다.
인천공항에서 김광현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던 이상희 씨는 남편 김광현에 대해 "안쓰러웠다. 매일 영상 통화를 했다"라며 "나에게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가끔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하기는 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을 때에도 김광현은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 씨는 "미국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는 동안 걱정이 많이 되니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나 남편의 의지가 확고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강한 집념이 있던 만큼, 이상희 씨도 남편의 성공을 믿었다. 이상희 씨는 "첫 승은 아이들도 다 같이 봤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믿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빠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지만, 아이들도 어느새 조금씩 의젓해졌다. 이상희 씨는 "아이들이 이제 익숙해 한다. 한국에 있었을 때에도 원정 경기를 자주 갔다. 꿈을 꾸거나 아빠와 함께 있는 친구를 볼 때 찾기는 한다"고 웃었다.

약 9개월 만에 이뤄진 가족 상봉. 이상희 씨와 아이들은 김광현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빠 자랑스러워요. 아빠는 최고. 사랑해요'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준비한 것. 여기에는 이상희 씨가 김광현을 부르는 애칭인 '광팔이'라는 말도 있었다.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만큼 가까이에서 먼 발치에서 봐야했지만, 김광현은 아이들이 준비한 이벤트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희 씨는 "좋아할 거 같아서 준비하게 됐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했다"라며 "광팔이라는 말은 전화기에 닉네임으로 전화를 했는데, 전화가 올 때면 이 문구가 떠서 아이들도 '광팔이한테 전화왔다'라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와서도 많이 바쁠 것 같다. 일단 많이 쉬면서 하고 싶은 것 할 것"이라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