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가 하면 로맨스, 다저스가 하면 불륜?
올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자들은 화끈한 배트 플립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15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트렌트 그리샴이 클레이튼 커쇼에게 홈런을 치고 난 뒤 잠시 멈춘 채 타구를 감상하며 배트 플립을 했다. 당사자인 커쇼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다”고 지적했다.
포스트시즌에도 샌디에이고의 배트 플립 행진은 계속 되고 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지난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7회 쐐기 홈런을 터뜨린 직후 1루로 천천히 걸어가며 한 손으로 배트를 던지는 ‘스웩’을 뽐냈다.
![[사진] 무키 베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8/202010082100778909_5f7f2a8d5945d.jpg)
8일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샌디에이고는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가 작심하고 배트 플립을 했다. 1-4로 뒤진 6회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배트를 높이 던지며 크게 포효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오버액션’이었다.
그러나 상대팀이 기쁨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던 것 같다. 이날 다저스는 7회 2사 2루에서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성 타구를 중견수 코디 벨린저가 환상적인 점프 캐치로 건져냈다. 다저스 투수 브루스더 그라테롤은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흥분한 나머지 마운드를 내려오며 글러브를 던지기도 했다. 배트 플립에 맞먹는 글러브 플립이었다.
![[사진] 브루스더 그라테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8/202010082100778909_5f7f2a8d9edc4.jpg)
이어 그라테롤은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슴을 치고 주먹을 날리는 시늉을 했다. 시즌 때부터 이어온 자신만의 세리머니. 이를 바라보던 마차도가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그라테롤을 향해 소리쳤다. 그라테롤은 마차도에게 손을 흔든 뒤 손키스를 날리기도 했다. 맥스 먼시, 무키 베츠 등 다저스 선수들도 마차도를 향해 소리치며 맞받아쳤다.
경기 후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스포츠’ 인터뷰에서 베츠는 “마차도도 홈런을 치고 난 뒤 배트를 던졌다. 우리도 그렇게 기뻐할 수 있다. 양면이 있는 것이다”고 일침을 놓았다. 먼저 배트 플립을 했던 마차도가 글러브 플립에 흥분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 로버츠 감독도 “워낙 대단한 플레이가 나왔고, 그라테롤이 상당히 흥분됐다. 그 순간 벨린저의 호수비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마차도가 예외적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양 팀 선수들 모두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디비전시리즈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샌디에이고 1루수 에릭 호스머는 마차도의 배트 플립에 대해 “팀 전체에 불을 붙였다. 덕아웃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일어서게 했고, 모멘텀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샌디에이고가 배트 플립의 기운으로 반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배트 플립을 하는 매니 마차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0/08/202010082100778909_5f7f2a8e01b4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