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시점, 연봉보전, 후임인선’ 의문 가득한 손혁 감독 사퇴 [오!쎈 이슈]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10.09 05: 46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정해 야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
키움은 지난 8일 “손혁 감독이 7일 NC 다이노스전 패배 이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내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했다. 감독대행으로는 김창현 퀄리티컨트롤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손혁 전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저를 감독으로 선임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성적 부진을 사퇴 이유로 밝혔다.

키움 손혁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 /rumi@osen.co.kr

야구계에서는 이러한 설명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키움은 지난 7일 경기 패배에도 73승 1무 58패 승률 0.557을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지켰다. 1위 NC와의 격차는 9게임차까지 벌어졌지만 2위 KT 위즈와는 1게임차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리그 3위 팀 감독이 잔여경기가 12경기 남은 시점에서 자진 사퇴를 결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자진 사퇴 발표는 8일 경기 시작 3시간 30분 전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홈경기가 열리는 8일 오전에야 자신이 감독대행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상적으로 프로세스가 작동했다면 일어나기 힘든 상황들이다. 
잔여 연봉 보전 결정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경질되면 잔여 연봉을 보전받지만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하는 경우에는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김치현 단장은 “구단에서도 손혁 감독에게 고마운 부분이 많다. 그동안 불평이나 불만도 전혀 없으셨다. 잔여 연봉은 모두 지급할 예정이다. 서로 좋게 마무리를 했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손혁 전 감독과 구단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결별을 결정했다고 해도 ‘그동안 고마웠다’는 이유로 연봉을 보전해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손혁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김창현 퀄리티컨트롤코치가 선임된 것도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대전고와 경희대에서 선수생활을 하긴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선수로 뛴 경험이 없다. 더구나 키움에서는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는 코치가 아닌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다. 김창현 감독대행이 퀄리티컨트롤코치로 선임되어 1군 선수단과 함께하게 된 것은 불과 약 8개월 전인 지난 2월 17일이다. 
김치현 단장은 “파트별 코치들은 현실적으로 경기 전체를 살펴보기 힘들다. 경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은 감독, 수석코치, 퀄리티컨트롤코치 정도다. 감독은 매니저의 역할이지만 수석코치는 코칭스태프를 총괄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김창현 감독대행이 감독 역할은 수행할 수 있어도 수석코치 역할은 수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김창현 감독대행이 감독은 대행할 수 있지만 수석코치는 대신할 수 없다는 해명이다. 키움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정석적인 선택은 결코 아니다. 
키움은 “경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키움의 해명에도 수 많은 의문점들이 풀리지 않은채 남아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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