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이자 상징적인 존재였던 ‘머드Lee’ 이형택(44)이 필드 위에 등장했다. 축구, 야구, 유도 등 주 종목은 다르지만 저마다 정점을 찍었던 한국 스포츠 ‘레전드’들과 함께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후원하는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6’ 네 번째 편이 지난 6일 오후 10시 ‘JTBC GOLF’ 채널에서 방영됐다.
첫 방송부터 골프 예능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6’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을 비롯해 야구, 유도, 체조 ‘영웅’들이 필드 위에 모여 골프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이형택도 함께 했다.

이형택은 ‘뭉쳐야 친다’ 팀 멤버로 참여해 ‘레전드 빅매치 시즌6’ 인기몰이에 힘을 보탰다. 그는 네 번째 편에서 ‘2002 레전드’ 팀의 유상철(49)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이형택의 승리로 ‘뭉쳐야 친다’ 팀에 첫 승점을 안겨줬다.
이형택은 테니스 라켓이 아닌 골프채로 섬세한 샷을 선보였다. “즐기겠다”며 평정심으로 나선 그는 리드를 잡은 뒤에는 “승리를 굳히겠다”며 대단한 집중력과 숨겨진 승부욕을 드러냈다. 김현명 프로는 공개된 이형택의 골프 실력에 “섬세하게 친다. 퍼팅감이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이형택은 방송 오프닝 이후 필드 위에서는 승부에만 집중했지만, 필드 밖에서는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이형택은 OSEN과 인터뷰에서 “이 자리가 참 좋다. 오랜만에 (유) 상철이 형도 만났다. 다른 종목 ‘레전드’들을 만나 좋았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된 2박 3일간 이형택은 유상철과 최진철, 이운재, 이천수 등 ‘2002 레전드’ 멤버들을 비롯해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 한국 프로야구 ‘양신’ 양준혁, ‘체조의 신’ 여홍철과 어울려 뜻깊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형택은 “각자 자신만의 종목이 있지만 골프를 통해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대결’이었지만 하나가 될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자신만의 분야에서 정상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재미도 느꼈지만 또 다른 깨달음도 얻어 갔다. 이형택은 “모두 정신력, 승부욕이 대단하다. 그래서 각자 종목에서 최고가 됐을 것이다. 모두가 필드 위에서 끝까지 대단한 열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각 종목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테니스 직속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테니스를 하면서 위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험난한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려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 종목들의 ‘영웅’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점은 끈기와 도전 정신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전드’로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많이 부딪히면서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끝까지 열정을 갖고 힘내길 바란다”고 이형택은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형택은 2000년 9월 3일 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 남자 단식에 출전해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로는 전인미답의 메이저 대회에서 그의 발자취가 남겨지기 시작한 날이다. 그는 한국 남자 테니스 역사에 쾌거를 이룬 인물이다. 31세 베테랑이 된 2007년 가을, 다시 한번 US오픈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ATP 투어 커리어에서 최고 랭킹 36위를 찍었다.
이형택은 현역 시절 동안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에서 두 차례나 4회전까지 올라갔다. 프랑스 오픈은 2004년, 2005년 3회전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윔블던에서는 2007년 3회전, 호주 오픈은 2003년, 2008년 2회전 진출에서 끝났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전과를 뛰어넘는 존재는 없었다. 이렇게 한국 남자 테니스 역사에서 ‘레전드’가 된 이형택이 골프 예능까지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이형택에게는 ‘머드 Lee’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이 되기까지 수많은 대결을 펼치며 피부 색이 타면서 진흙(mud, 머드)+이형택(Lee)가 붙어 별명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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