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연봉 투수 배려한 브리검,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11 09: 02

키움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2)은 지난 6월5일 고척 LG전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샌드위치 100개를 쐈다. 5월말 팔꿈치 부상으로 1군에 빠져있던 중 자신의 자리를 대신해 데뷔 첫 승을 거둔 조영건의 데뷔 첫 승 기념턱을 대신했다. 데뷔 2년차로 리그 최저 연봉(2700만원)을 받는 조영건의 주머니 사정을 배려했다. 
10일 대전 한화전 승리 후 만난 브리검은 4개월 전 일을 떠올리며 “조영건 첫 승 기념으로 샌드위치를 샀다. 조영건은 저연차 선수이고, 아직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내가 선배로서 쏜 것이다”며 웃은 뒤 “한국에서 4년을 보내며 이런 문화에 많이 익숙해졌다. 한국은 내게 제2의 고향이다. 자녀들도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5월 키움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온 브리검은 어느덧 4년차 베테랑이 됐다. 같은 해 대체 선수로 들어온 제이미 로맥(SK),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함께 리그 최장수 외국인이다. 매년 변동성이 잦은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4년째 롱런하고 있다. 

키움 선발투수 브리검이 투구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앞서 3년 연속 규정이닝 10승을 기록하며 꾸준함을 과시한 브리검, 그러나 올해 고비가 찾아왔다. 팔꿈치 통증으로 두 번 이탈했고, 두 달가량 1군 자리를 비워 팀도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부상 복귀 후에는 한동안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키움 선발 브리검이 호수비를 펼친 유격수 김하성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하지만 조금씩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8월13일 고척 한화전부터 최근 11경기에서 63⅓이닝을 던지며 8승3패 평균자책점 2.98 탈삼진 62개로 에이스의 모습을 찾았다. 이 기간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4위, 탈삼진 3위로 정상급 활약 중이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9승5패 평균자책점 3.69. 4년 연속 10승에도 1승만을 남겨놓았다. 
10일 한화전에도 7이닝 1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2경기 연속 선발 조기 강판으로 불펜을 소모한 키움으로선 브리검의 7이닝 투구가 큰 힘이 됐다. 경기 후 김창현 키움 감독대행은 “브리검이 의욕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브리검은 “불펜이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어 좋았다. 전반기 팔꿈치가 아파 고생했고, 시간을 많이 빼앗겼지만 이제는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포스트시즌에 맞춰 좋은 상태를 유지하겠다”며 “4년 연속 10승 기록도 알고 있지만 지금 팀이 순위 싸움 중이다. 개인 기록보다 1경기, 1경기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회말을 마친 키움 선발 브리검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rumi@osen.co.kr
키움은 손혁 전 감독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연일 시끌시끌하다. 순위 싸움 중인 선수들도 동요하지 않을 수 없다. 브리검은 “야구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 모두 믿고 의지하면서 재미있게 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다함께 서로 도우며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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