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등장한 강속구 투수.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분명한 과제도 있었다.
류희운(25・KT)은 지난 9일 수원 두산전에 나와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령탑을 미소 짓게한 호투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10일에는 3이닝 동안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다소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2014년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류희운은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흔들리면서 자리를 잡지 못해왔다. 올 시즌 역시 지난 5월 중순 1군에 등록돼 5경기에 나왔지만, 4이닝 7실점을 하며 1패만을 떠안았고, 결국 2군에서 재정비에 들어갔다. 특히 6월 4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 동안 안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볼넷 4개를 허용하면서 4실점을 하며 제구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나섰던 그는 조금씩 기복을 지워갔고, 지난 3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접전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등판이 밀리고 있던 가운데 9일 두산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0-4로 지고 있던 8회초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류희운은 조수행을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9회초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을 범타로 처리한 뒤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임무를 마쳤다. 총 투구수는 17개.
이강철 감독은 10일 두산전을 앞두고 류희운의 호투에 반색했다. 이강철 감독은 “2군에서 계속 좋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창재가 1군에서 20일 넘게 던지지 못하면서 2군에서도 던져야할 것 같아 자리를 바꿨다. 공교롭게도 류희운이 올라온 뒤에는 접전의 경기가 많아 내지 못했다”라고 운을 떼며 “그동안 제구도 못지 않았고, 볼끝도 밋밋했는데 어제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강철 감독은 “어제 두산이 플렉센, 이승진, 이영하가 나오면서 150km가 막 찍히더라. 근데 우리 팀에서는 빠른 공 투수가 없었는데, 류희운이 150km 가까이 던지더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강렬한 복귀전을 치렀지만, 숙제는 있었다. 10일 경기에서 류희운은 흔들렸다. 6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연속 3안타를 맞았다.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줬지만, 삼진과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7회에도 2루타와 안타로 1실점을 한 류희운은 8회에도 2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재호와 장승현을 잇달아 삼진 처리하면서 다시 기대를 품게 했다. 총 투구수는 64개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직구와 변화구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소)형준이가 볼들의 차이가 커서 통하는 만큼, 변화구가 더 떨어질 필요가 있다”라며 “저 정도 구위면 변화구만 잘 갖춰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짚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돌았던 만큼, 이강철 감독은 류희운에게 긴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그리고 이틀 간 64개의 공을 던지면서 류희운은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