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토론토)이 떠난 뒤에도 LA 다저스는 강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43승17패 승률 .717)을 냈고,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디비전시리즈까지 5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류현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선발진의 힘이 크다. 올 시즌 다저스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29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3.17)에 이어 전체 2위였다. 건재한 클레이튼 커쇼 중심으로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훌리오 유리아스 등 20대 영건들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포스트시즌에도 선발진이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35로 성적은 좋다. 커쇼가 2경기 모두 승리하며 평균자책점 1.93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뷸러는 손가락 물집 문제가 반복돼 2경기 모두 4이닝만 던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선 1차전 구원 2이닝을 던진 메이가 오프너로 선발 1이닝만 맡은 뒤 2회부터 유리아스가 5이닝을 소화하는 등 변칙 운용으로 승리하긴 했으나 정상적인 선발 야구는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단기전이었지만 챔피언십시리는 최대 7경기 장기전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립 경기가 펼쳐지면서 이동일 휴식 없이 7연전으로 열린다. 1~2차전은 뷸러와 커쇼를 확정했지만 3차전 이후는 선발은 아직 유동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유리아스를 의미 있는 이닝에 쓰겠다”며 선발보다 중간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경우 뷸러-커쇼-메이-곤솔린으로 4인 선발 운용이 불가피하다. 시리즈가 4차전에 끝나지 않는다면 뷸러나 커쇼가 3일 휴식 등판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4일 휴식 일정을 고수한다면 5차전 오프너 전략이 불가피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2일 ‘7일간 7경기를 치를 수도 있는 로버츠 감독은 뷸러와 커쇼를 전통적인 선발로 기용하겠지만 나머지 경기는 폭넓게 가져갈 것이다’며 ‘다저스는 지난해 선발진을 이뤘던 투수 4명(리치 힐, 마에다 겐타, 류현진, 로스 스트리플링)을 잃었다’는 점을 짚었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승리를 이끈 류현진의 역할을 누군가 해줘야 한다.
유리아스가 중간으로 들어간다면 아직 포스트시즌 선발승 경험이 없는 메이와 곤솔린이 류현진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메이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 구원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3차전 선발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중이지만 3이닝 이상 길게 던져보진 않았다. 곤솔린은 다저스의 시리즈 조기 승리로 인해 이번 포스트시즌에 개점 휴업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유리아스, 메이, 곤솔린의 성장으로 다저스는 더 풍부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은 “아주 좋은 구단과 함께할 수 있어 굉장한 행운이다. 분명 더 나아질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뷸러와 커쇼가 선발이 아닌 경기에서 어떻게 마운드를 운용하느냐가 관건으로 결국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에 달려있다. /waw@osen.co.kr